10월의 엽서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 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날
며칠 전 이웃님의 블로그에서 만난 이해인 수녀님의 시, '10월의 엽서'이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좋아한다는 말 대신, 그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빨갛게 잘 익은 석류와 단감과 탱자의 향기를 전달하는 그 마음에
가을의 넉넉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져 몇 번을 찬찬히 읽어내렸다.
석류와 단감, 탱자에서 느껴지는 알록달록한 색감이
푸른 하늘과 붉은 단풍에 어우러져 말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했다.
이 가을, 사람들은 저마다
사랑한다는 말을, 좋아한다는 말을 그리고 기도한다는 말을 어떻게 전하고 있을까?
*이 시를 만난 글 : 미리내님 블로그, http://blog.yes24.com/document/13135923
http://blog.yes24.com/document/13135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