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 이 영화에 대해서 알고 있던 것이라고는 제목과 포스터 그리고 등장인물 몇 명이 전부였다. 달리 말하면 '영화 포스터'가 내가 이 영화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응? 왜 이런 이야기가? 하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제목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고, 도입부에서 주요 등장인물들이 영어로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도로시, 미쉘, 실비아가 그녀들의 영어이름이다)이 나오며, 토익에서 600점 이상을 받으면 대리 승진기회가 주어진다는 떡밥(?)도 주어졌으니 이제는 그녀들의 회사생활과 토익점수 향상을 위한 과정이 펼쳐지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갑질 상사의 물건을 챙기러 갔던 현장 사무실, 기르던 금붕어는 가지고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인근 하천에 금붕어를 놓아주러 갔던 자영(고아성)은 물고기들의 떼죽음을 발견하고 이어서 폐수 방류 장면을 목격한다.
상황을 보고하고, 수질(페놀 함량)검사와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까지, 상황이 정리되는 듯 싶었지만 이 상황이 어딘가 의심스러운 자영과 유나(이솜), 보람(박혜수)은 상황이 축소, 은폐되었음을 밝혀낸다. 그리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그녀들의 회사를 상대로 한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영어토익반'이 주 무대인줄 알았던 내게는 다소 당황스러운 전개였으나 내용을 몰랐던 덕분에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그녀들의 좌충우돌, 때로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끝내 강렬한 펀치를 선보이는 행보에 한껏 빠져들 수 있었다.
내가 예상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녀들의 멋진 연기에 한껏 집중했던 영화였다.
(영어강사로 등장한 타일러도 반가웠어요^^)
*기억에 남는 대사
"뭐든 본인이 재미있는 거 하고 살아"
*수학 천재이지만 현실은 영수증 숫자 맞추기를 반복하고 있는 보람에게 그녀의 상사가 해준 말
"어제 너보다 오늘 더 성장했어"
*회의에서 좋은 의견을 내는 부하직원에게 상사가 하는 말(다소 코믹한 설정이기도 하다)
"나 좀 그만보고 너나 봐. 네 인생이나 신경 써"
*신경 써주는 척 깐족대는 직원에게 날린 속 시원한 한방(나도 한번 써보고 싶다는ㅎㅎ)
"We are Great!"
*당신들은 ‘Nobody’라 말한 OO에게(너무 큰 스포일러라서^^;) 멋진 카운터펀치를 날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