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하는 일들을 매뉴얼대로 실행하고, 요일마다 입는 옷의 색깔이 정해져 있는 웬디는 자폐를 겪고 있고 이로 인해 센터에 머물고 있다. 타인과 눈을 마주치는 것도 힘들고, 횡단보도를 건널때도 보행신호를 되새기며 건너곤 한다. 하지만 웬디는 영화 ‘스타트랙’의 광팬이고, ‘스타트랙’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지지 않을 상식을 지니고 있다. 영화에서는 함께 일하는 이들이 내는 ‘스타트랙’ 퀴즈 정답을 맞히며 용돈을 벌기도 한다(물론, 이 대목에서도 웬디는 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그저 정답을 말할 뿐이지만).
그런 그녀이다보니 이제 일주일 남은 ‘스타트랙’ 시나리오 공모전 참여는 지상최대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우편으로 시나리오를 보낼 날짜를 계산하며, 남는 시간마다 시나리오를 써내려간 웬디는 장장 400 페이지가 넘는 공모작을 쓰지만 예기치 않았던 언니와의 다툼으로 상심한 나머지 그만 우편물을 보내지 못하고 만다.
시계를 보며 초조해하던 웬디는 결국 새벽, 센터의 문을 나서고 자신이 직접 로스앤젤리스에 위치한 영화사까지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예상되는 웬디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
혼자 표를 사는 것도, 시외버스를 타는 것도 쉽지 않은데, 쫓아온 강아지 피트를 몰래 태운 덕에 버스에서도 쫓겨나고, 길을 걷다 만난 이들에게 지갑을 털리고, 마음씨 좋은 할머니 덕에 타게 된 차가 사고가 나고...(적다보니) 참 많은 일들이 그녀에게 일어난다(여기에 적지 못한 이야기들도 제법 된다).
자, 웬디는 자신의 시나리오를 제때에 접수할 수 있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긍정의 끄덕임을 보여줄테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찌보면 무모해 보이는 발걸음을 뗀 웬디와 그런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안아주는 이들의 모습은 우울한 요즘 따뜻한 위로로 다가온다.
하지만 낙심하지는 마십시오
멈추지 말고
이야기 들려주기를
그치지 마십시오.
*이 영화를 보며 '스타트랙'을 진즉 보지 못한 것이 그렇게나 아쉽더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