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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타비 (我是他非)

올해의 사자성어라고 한다. 쉽게 풀어쓰면 내로남불이라던가.

 

문득 꼭 사자성어는 아니더라도 올 한해 나를 설명하는 단어는 무엇일지 생각해 봤다(솔직히 사자성어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사면초가(四面楚歌)'와 '궁여지책(窮餘之策)'이었으나, 애써 외면했다)

 

깜냥 : 스스로 일을 헤아림. 또는 헤아릴 수 있는 능력.

 

, 그래 이 단어다 싶었다. 새로운 조직, 새로운 직책으로 시작한 2020년 한해는 부단히 나의 능력에 대해 묻고 의심하고 또 나아가기를 반복한 시간이었다.

이 말과 함께 되뇌인, 이제는 거의 외울 정도로 곱씹어 생각했던 문장도 있다.

 

나는 그 '자리'가 그 '사람'보다 크면 사람이 상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평소 '70%의 자리'를 강조합니다. 어떤 사람의 능력이 100이라면 70 정도의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에 앉아야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30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30정도의 여백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신영복 '강의' p.101)

 

과연 나는 내 '깜냥'에 맞는 '자리'에 서 있는 것인지, 나의 부족함으로 나와 내 주변을 힘들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아폴론의 이륜 태양 마차를 몰아보고 싶다는 과한 욕심을 부렸다가 전차를 이끄는 이가 평소와 다름을 알아챈 말들에게 끌려다니다 많은 도시와 자연을 불태우고, 결국 자신마저 제우스의 번개에 맞았던 파에톤은 아닌지 계속해서 생각했다. (아, 적고보니 파에톤의 비유는 정말 무섭기까지 하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렇게 지날 것 같지 않던 한 해를 지나 12월 마지막 날을 마주하고 보니 말 그대로 감개무량, 뿌듯, 아쉬움이 교차한다. 어쩌면 그 힘듦만큼 조금은 성장했을지도 모르겠다고, 그 시간들이 모여 나를 조금은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을 것이라고 기대도 해본다.

 

2020년, 열심히 달려온 나에게 좀 더 잘했어야지! 다그치기보다 "올 한해 수고많았다" 그저 그 한마디를 건네고 싶다.

 

*여기에서 잠깐 '파에톤과 태양마차'

'얘야, 네가 이렇듯 가려 하니 가기는 가되 내 말 몇 마디만을 새겨듣도록 하여라. 채찍은 아끼고 고삐는 꽉 틀어쥐어야 한다. 말은 기운차게 달린다. 이들을 제어하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아폴론이 태양마차를 몰고 싶다는 아들 파에톤에게 걱정스레 건넨 말

 

말은 곧 자기들이 끌고 있는 마차가 조금 가벼워진 것을 알았다. 바닥짐 없는 배가 거친 파도에 휩쓸려 바다 위를 이리저리 제멋대로 동요하듯이 무게가 전 같지 못한 이 태양 마차도 빈 마차처럼 덜컹거렸다.

 

말이 함부로 돌진하는 바람에 마차는 늘 다니던 궤도에서 벗어났다. 파에톤은 몹시 놀랐으나 고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설사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 힘으로는 어쩔 수 없었으리라.

 

말은 등 뒤의 마부가 고삐를 놓친 것을 알고는 갑자기 돌진했다. 자기들을 제압하는 자가 없어졌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말들은 저희들도 알지 못하는 천계의 땅으로 들어가 별 사이를 돌진하면서 때로는 길 아닌 길을 달리는가 하면, 때로는 하늘 높이 내닫고 그런가 하면 지상으로 뚝 떨어지며 이륜차를 끌었다.

 

*올 한해 태양마차에 올라탄 채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말들에게 끌려다니는 파에톤의 모습이 그렇게도 떠오르더라는..^^; (내년에는 조금은 나아질 꺼라는 기대와 바램을 해본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파에톤의 너무 짧은 한 살이' 내용 발췌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832867&cid=41869&categoryId=418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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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흙속에저바람속에

    새해 첫날에 Joy님을 통해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마주하게 되다니요. 되새겨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년이 되새김질의 대명사 소의 해라고 하네요. 올 한 해도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고 좋은 생각과 글 나눠주시길 바라겠습니다, Joy님.^^

    2021.01.01 00:2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Joy

      흙속에저바람속에님께서도 이 문장을 이미 마주하셨나보네요. 저는 자리에 욕심이 나거나 어떤 일을 시작할때면 종종 떠올리곤 하는 글입니다.
      소의 해, 무엇보다 건강한 한 해 되시길 그리고 좋은 일 많이 만드시는 시간 되시길 바래요.
      올 한해 더욱 많은 대화나누길 기대합니다^^

      2021.01.01 14:14
  • 파워블로그 이루

    Joy님~ 올 한해 특히 고생 많으셨어요! Joy님이어서 이만큼의 일을 해내고 앞으로도 더 많은, 멋진 일들을 이루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몇 달 전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해서 당분간('오래'가 될 것도 같아요^^;;) 블로그 활동을 못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끔 방문해서 흔적 남길게요.
    태양마차를 탄 파에톤의 모습은 인간의 호기심과 능력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여실히 보여주지요. 여운을 진하게 남기는 이야기라 적지 않은 시간동안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나아가는 Joy님에게는 꽃길만 열릴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Joy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 챙기시면서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세요!

    2021.01.01 06:1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Joy

      이루님! 잘 지내고 계시죠? 안그래도 요즘 자주 뵙지를 못해서 바쁘신건가,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건가 걱정을 했습니다. 이루님의 블로그에도 들어가 혹시나 제가 알지 못하는 사이 새로운 글을 올리셨나 둘러보기도 했구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셨군요! 어떤 일을 시작하셨는지는 모르지만 이루님이 결정하고 하시는 일이라면 어떤 곳이든 멋지게 해내실꺼라 믿습니다^^ 바쁜 중에도 이렇게 들러주시고 글 남겨주셔서 넘 감사해요^^
      항상 따뜻한 응원 남겨주시는 이루님, 새해 기분좋게 시작하셨기를 바라고, 올 한해도 따뜻한 시간 많이 만드시길 바래요^^ 항상 건강 챙기시구요!

      2021.01.01 14:35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작년 7월에 부서 내 인사 이동을 했습니다. 전임자와 서로 팀을 옮겼는데 제가 전임자보다 더 낫다는 평을 듣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과는? 많이 힘들고 부담이 되었지만 더 낫다는 평가를 들었네요. ^^;
    Joy님은 충분히 새로운 자리에서 빛나고 계실꺼라 생각 됩니다. 제가 느낌 알거든요.ㅎ
    새해에도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2021.01.01 10:5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Joy

      평가에 휩쓸리지 말자 말하지만, 조직에 속하다보니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요. 추억책방님, 좋은 평가를 받으셨다니 축하드려요^^ 거기에 무엇보다 동료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시는 모습에 부러움과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정말 수고많으셨어요^^
      작년 한해 추억책방님의 글을 읽으며 동질감과 위로를 느꼈는데, 올해도 잘 부탁드려요^^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1.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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