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침에 일어나면 어떤 기분이야?
"이런 아침에는 세상을 무작정 사랑할 것만 같지 않으세요? 시냇물이 웃고 있는 소리가 제 귀에는 들리는 것 같아요. 시냇물이 얼마나 재밋는 건지 느껴본 적 있으세요? 시냇물은 언제나 웃어요. 겨울철에도 얼음 밑에서 웃는 소리를 저는 들은 적이 있어요. 초록 지붕 집에 시냇물이 있어 너무 좋아요."
"화창한 아침이어서 정말 기뻐요. 하지만 저는 비가 내리는 아침도 무척 좋아해요. 어떤 아침이든 다 재밌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하룻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상상할 것이 아주 많잖아요. 그래도 오늘은 비가 내리지 않아 다행이에요. 햇볕이 반짝이는 날엔 기분이 좋아져서 고통을 견디기가 더 쉽거든요. 제겐 참고 견뎌야 할 일이 아주 많은 것 같아요. 슬픈 이야기를 읽고, 제가 주인공처럼 슬픔을 딛고 사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좋지만, 슬픔을 직접 겪는 건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빨강머리앤 pp.59-61
이런 사랑스러운 말을 내가 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아침에 '5분만 더, 아니 1분만 더'를 중얼대며 이불을 끌어올리기 일쑤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로 마음 먹고 출근 전 나만의 시간을 갖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아침 이불속의 따뜻함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2021년 아침에는, 앤처럼 어떤 아침이든 다 재미있다 말하기는 어렵더라도,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오늘'을 기대하는 마음이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