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 곳곳에 책 제목을 붙여보았다. 그 숲으로 들어가는 굴다리에는 ‘좁은 문’을, 숲속 길에는 ‘비밀의 화원’을, 숲길 너머 언덕에는 ‘폭풍의 언덕’을, 그 밑에 작은 은행나무 묘목이 심긴 언덕에는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나무를 심는 사람 언덕 끝자락에는 빨간 건물 한 채가 우두커니 서 있는데, 바로 항상 고양이 두 마리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동네 책방 ‘세렌디피티 78’이다. pp.86-87
우리 부부는 책을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했는데 마침 ‘조화로운 삶’이라는 책을 만나 매료되었다. 좀 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를 꿈꾸며 책방을 열자고 결심했다. 텃밭과 정원을 가꾸고, 여러 사람과 어울려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며 노후를 뜻 깊게 맞이하고 싶었다. p.87
*'동네 책방, 동네 한 바퀴' 중에서
동네 책방 '세런디피티78'
여주에 자리한 이 곳을 책에서 만난 이후 가보고 싶은 곳으로 남겨두고, 이제나 저제나 기회가 닿을까 했는데, 전혀 예상치 않은 날 기회가 찾아왔다. 여주에 일이 있어 가던 중 길이 막힐까 점심도 거르고 나섰는데, 원활한 교통상황 덕에 30분 남짓의 시간이 내게 주어졌던 것이다. 차 안에 하염없이 앉아있기는 싫고 어쩌지..하던 차에 내 머릿속에 스친 곳이 바로 '세런디피티78'이다. 위치를 확인해보니 마침 내가 가야할 곳과 그리 멀리 않은 곳이다.
어머! 여기는 꼭 가봐야해! 그렇게 예정에 없던 짧은 일상여행이 시작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내가 읽은 '동네 책방, 동네 한 바퀴'가 눈에 띈다.
아, 제대로 찾아왔구나..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이 책을 읽고 왔어요"라 말하자 너무나 반갑게 맞아주시는 책방지기님과 차를 한 잔 앞에 두고 마주 앉아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책방을 운영하시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30분의 짧은 시간이 훌쩍 흘렀다.
(낯을 가리는 탓에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서먹한 내가 이런 시간을 갖다니 스스로도 신기한 기분마저 들었다)
*책방지기님의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처음 책방을 열 때 주변에서 모두 말리며, 1년도 채 못 버틸꺼라 했지만 어느새 4년째라시며, 최소한 10년은 운영을 해보고 싶다 하시는 이야기를 들으며, 10년, 20년 그리고 오랜 시간 이후에도사랑받는 공간으로 남기를 바래본다.
'나에게 적용하기'로 남겼던 '동네 책방에 가면 꼭 책 한 권 구매하기'를 실천하기 위해 손에 들고 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인칭 단수'이다.
예전부터 읽을까 말까..했던 책인데 얼마전 책방에서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하셨다는 이야기에 솔깃해서 구매하게 되었다.
*동네 책방, 동네 한 바귀 : http://blog.yes24.com/document/13658748
http://blog.yes24.com/document/13658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