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 이른 아침 이 책을 만났다. 조금은 졸린 눈으로 책을 꺼내들었는데, 어느샌가 스무장 남짓한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느리게 눈에 담고 있었다.
그리고 반짝이는 강물이 펼쳐진 페이지에서 울컥함에 한참을 멈추어 있었다.
나의 고민이,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한, 그래서 때로 스스로의 마음을 할퀴곤 하는 모습이 그 강물에 쓸려가는 느낌이었다. 그림 속의 강물이 내게로 넘실대며 다가와 나를 온전히 안아주는 듯 했다.
“강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이지?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말을 더듬는 아이를 안아주며 아버지가 한 말이 내 마음에도 닿았다.
물거품이 일고
소용돌이치고
굽이치다가
부딪쳐요.
나 역시 그러하다. 거품이 일고 소용돌이치고 또 굽이치다가 그렇게 부딪치며 한발짝을 내딛여야 할때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 일도 아닌 일이 내게는 그리도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나라는 사람이다. 어쩌면 나는 강물처럼 흐르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말을 더듬으면서 나는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동시에 철저히 혼자라고 느끼기도 해요. 말을 더듬는 건 두려움이 따르는 일이지만 아름다운 일이에요. 물론 나도 가끔은 아무 걱정 없이 말하고 싶어요. 우아하게, 세련되게, 당신이 유창하다고 느끼는 그런 방식으로요. 그러나 그건 내가 아니에요.
나는 강물처럼 말하는 사람이에요.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Special Thanks to 삶의미소님
예스마을 퀴즈 금손 '삶의미소님'께 선물받아 감사하고 즐겁게 읽은 책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