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취미생활 중 하나인 온라인 서점 산책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눈에 딱!!! 하고 들어온 표지가 있었으니 바로 이 책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되시겠다.
(여러번 고백했지만, 저는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 약합니다^^;)
충동구매는 하지말자 다짐했건만 흘낏 거리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결국 이 책을 구입하고야 말았다.
(다시한번 고백하지만, 저는 책쇼핑의 유혹에 약합니다^^;;)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뉴욕 치즈 케이크 수수께끼
베를린 튀김빵 수수께끼
피렌체 슈크림 수수께끼
이 책이 추리소설이 아닌 음식 서적이었던가? 목차를 읽다가 절로 고개가 갸웃해진다.
그런데 과연 이 책을 '추리소설'이라 할 수 있을까? '사건'에 대해 '추리'를 하니, 추리소설 장르로 분류하는 것이 맞긴한데, 굳이 설명을 덧붙이자면 '생활밀착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왜 세 개밖에 주문하지 않은 마카롱이 네 개가 되었을까? 뉴욕 치즈 케이크의 요리법을 응용한 물건 숨기기에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매운 소스가 들어있는 베를린 튀김빵은 누가 먹은걸까? 슈크림을 뺨에 묻힌 이 사진은 과연 누가 찍은 걸까?
사건의 시작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이런 식이다.
“주문한 건?”
“세 개.”
“여기엔?”
“네 개가 있어.”
......어라라. p.29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고등학생 고바토와 오사나이는 본능적으로 상황을 추리하는 버릇이 있지만 '일상의 평온'을 위해 '소시민'을 지향하고 있다.
내가 추리하려 드는 경향을 교정하고 싶은 것처럼, 오사나이도 자기 성향을 제어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서로를 감시하고, 도우며, 평온하고 무해하며 주위에 영합하는, 누구에게도 민폐를 끼치지 않는 소시민이 되겠노라 맹세했던 것이다. p.32
하지만 예상되듯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서 그들은 계속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고 또 그 앞에서 추리본능을 발휘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야기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몇 번이고 "아니, 추리를 하지 말고 그냥 물어보란 말이야!"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으나 그들은 그럴 생각이 없어보인다. 어쩌면 그들이 지향하는 '소시민'과 내가 생각하는 '소시민'의 개념이 다른 것일지도 모르겠지만(그리고 둘 다 전혀 '소시민'이 될 생각이 없어보이기도 한다).
이게 뭐가 문제냐고 물어보려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그래, 바로 답을 물어보면 재미없지. 이 기사의 무엇이 오사나이를 자극했는지 맞혀보자. p.260
네 편의 이야기는 나름 촘촘한 사건의 전개를 보여주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느낌을 기대했던 내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이야기들이었다.
아..작가의 '소시민 시리즈'인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그리고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의 표지들도 너무 예뻐 눈 앞에 어른거리기는 하지만 그저 기회가 된다면 도서관에서 한번 읽어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