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도 이미 여러번 언급했다시피 ‘빈센트 반 고흐’라는 화가와 그의 작품에 대한 나의 관심은 2019년 남프랑스 여행 전과 후로 확연히 구분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문장을 이렇게나 확실하게 경험하게 되다니, 그가 작품활동을 한 남프랑스의 아를과 요양을 위해 찾았던 생레미에서 그의 흔적을 만난 후 나는 그가 남긴 또 다른 이야기들을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5권의 책을 만났다.
반 고흐(그래픽 노블)
우리가 사랑한 고흐
반 고흐 명작 400선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하나에 꽂히면, 계속해서 파고 들어가는 성격 탓에(소위 ‘덕후’의 기질이라고나?) 그의 흔적들을 여러 모양새로 만나고 있다. 그의 삶과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니 어찌보면 반복되는 내용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가 남긴 글들을, 그를 생각하며 누군가 쓴 글들을, 그리고 그가 남긴 작품들을 읽고 만날수록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과 애정이 쌓이는 기분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의 작품으로 꾸며진 달력이라니!
The yellow house ,‘The street’(2022년 12월/ 표지), Green Wheat Fields, Auvers, 1890(1월), Almond Blossom, 1890(2월), Langlois Bridge at Arles, 1888(3월), Green Field, 1889(4월), View of Vessenots Near Auvers, 1890(5월), Irises, 1890(6월), Wheat Field with Cypresses, 1889(7월), Wheat Fields with Reaper, Auvers(8월), Wheat Field Behind Saint-Paul Hospital with a Reaper, 1889(9월), Two Poplars in the Alpilles near Saint-Remy, 188(10월), Starry Night Over the Rhone, 1888(11월), Vineyards at Auvers, 1890(12월)
*달력 소개에 적힌 작품제목(영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그가 화실이자 동료 화가들과의 공간으로 꾸며가길 희망했던 ‘노란집(The yellow house)’,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조카의 탄생을 축하하며 그린 ‘꽃 피는 아몬드 나무(Almond Blossom)’, 별이 총총히 떠있는 론강의 풍경이 담긴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 Over the Rhone),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유명하지는 않지만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삼나무가 있는 밀밭(Wheat Field with Cypresses)‘까지 달력에 담긴 13장의 그림은 어느 달을 펼쳐보아도 눈길을 끌고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한 장, 한 장 고흐의 작품들을 넘겨 가며 만나는 2023년, 그 시간에는 어떤 일들이 모퉁이마다 숨겨져 있을지, 항상 좋은 날만이 가득하지 않을 것을 아는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조금은 기대되고 또 조금은 두려운 마음으로 헤아려본다. 그리고 비록 즐겁지 않은 일이라도 미리 겁먹지 않고 그저 충실한 순간들을 모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래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체험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제나북스'에서 달력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