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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문법

[도서] 가난의 문법

소준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가만있어 보자... 가난에도 문법이 있던가..? 하며 시작했던 도서 가난의 문법이다.시대가 변하면서 살아가는 모습들도 변화하듯이 가난의 모습 또한 변화하게 되었다. 가난과 빈곤. 가난은 사전적의 의미로는 몹시 힘들고 어렵다는 뜻의 한자어 '간난'에서 축약되어 나온 단어이다. 가난이 생존의 필요한 것들을 충분하게 가지지 못한 생활이 넉넉하지 못함을 뜻한다면 빈곤은 주로 '가난'이란 단어를 공적으로 사회적 영역으로 다룰 때 사용한다. 하여 빈곤하다는 표현을 쓸 때는 '국가'나 '정부' 등 덩어리가 큰 단어들과 함께 쓰이고 가난하다는 표현을 쓸 때는 주로 개인의 상황을 표현할 때 쓰이기도 한다. 본 도서에서는 1945년생(만 75세) '윤영자'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가난과 여성 두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한 노인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았다. 길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우리 사회라는 이름의 공동체에서 소외된 이들의 삶을 말이다.

 

 

서울 연구원 '작은 연구 좋은 서울'의 연구 사업의 결과인 <폐지 수집 여성 노인의 일과 삶>(2015),<가난한 도시 노인과 지역 내 자원의 흐름>(2016) 을 기초로 작성된 본 도서는 '윤영자'라는 가상인물을 만들어 삶을 문자적으로 풀어나갔지만 실존하는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담아낸 그들의 삶은 종이 위에 쓰인 잉크보다도 더 진하고 아직도 살아 휘청거리며 아스팔트 길 위를 누비고 있다. 가난은 시대에 따라 그 모습 또한 변화한다고 서두에서 적어두었는데, 여러분은 '가난한 사람'이라 한다면 어떤 모습을 떠올리시는지 먼저 여쭤보고 싶다. '가난하다'라는 것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건가? 가난하다면 우선적으로 집이 없어야 하고, 옷은 최소 너덜너덜하지 않더라도 넝마 같은 옷을 입고 있어야 하고 집이 있다 하더라도 판자촌에서 거주하는 정도는 되어야 가난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기초생활 수급자 구간 정도에는 들어가야 가난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반대로 물이 새지 않는 집에서 살고 있고, 밥을 굶지 않으며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지만 기초생활 수급자 구간에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한다면 가난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걸까?

 

 

그녀들은 왜 길거리에서 폐지를 주울까?

가난한 노인 여성은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며 폐지와 팔 만한 재활용품을 모아 리어카나 유모차에 싣는다. 그들에게 있어 돈이 될만한 재활용품을 수집한다는 것은 일이자 직업이다. 재활용품을 가져다가 고물상에 팔게 되면 현금이 주어진다. 이 현금으로는 생활에 필요한 각종 생필품과 음식을 산다. 그들에게 있어 길거리는 돈을 벌기 위한 치열한 경쟁 사회였다. 왜 그들은 길거리에 내몰렸을까? 노인이 된 여성은 과거 교육의 기회가 충분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왔다. 초등학교까지 배웠으면 그만이라는 집안 어른들의 말에 따라 초등학교까지 졸업을 하고 중매쟁이에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을 했다. 과거 집안의 경제력을 주도하는 것은 남성이었다. 여자는 일을 하여도 그 노동력을 인정받는 존재는 오롯이 남성이었다. 남성에게 경제력을 의존하며 살아왔던 여성은 남성이 60대가 되면 경제적 활동에 있어 '은퇴'라는 것을 하게 된다. 노인들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디서 경제적 재원을 구해야만 할까? 우리 사회는 인간이 '노인'이 되었다는 기준점을 만들어 놓고 이 기준점을 기준으로 노동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노인이 된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기반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들이 생활에 필요한 돈을 얻기 위해서 마련된 일자리는 사회에 많지 않다. 젊은 사람들에 비해 신체 노화로 인해 움직임이 빠르지 못하고 빠른 판단을 내릴 수도 없다. 젊은 시절에 경제적 기반을 미리 마련 두지 못한다면 가난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성의 경우는 아파트 경비 일을 하는 등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여성 노인에게 있어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젊은 시절 직접적인 노동에 노출되지 못한 여성 노인은 찾을 수 있는 사회에서 일자리가 없다. 하여 그들은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유모차나 리어카를 끌고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도서를 읽으면서 나는 왜 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이런 상황을 고려해보지 못했던 걸까 생각이 들었다. 노인 빈곤에 대해 젊은 층도 자신이 그 단어 안에 들어갈까 무서워하면서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려는 움직임을 많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판자촌이 도시 재개발로 사라졌다 하여 '가난'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들을 원래 그런 사람들. 원래 그렇게 살아왔던 사람들. 옛날 사람들.이라는 가림막으로 안 보이게 가려놨을 뿐... 우리네 삶이 이토록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는 것이 기쁘다. 부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 집단 지성. 공동체라는 단어들의 의미가 무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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