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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줘서 고마워

[도서] 태어나줘서 고마워

오수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현대에 들어 여성의 노동과 가치 그리고 일과 가정의 병립에 대해서 많은 생각과 논의가 거치고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걸 많은 순간에 생각한다. 저자는 때로는 직접적으로 그리고 때로는 간접적으로 얼마나 치열하게 일과 가정에 충실해왔는지 보여준다. 산과의사로서 다양한 케이스를 접하고 그게 결코 틀리거나 희귀한 상황이 아니라는걸 설명하는 목적이 주를 이루지만 그안에서 보이는 저자의 삶의 자세 자체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전에 등장한 저자의 딸의 문장은 내가 가지고 있는 엄마에 대한 부채감과 죄책감을 떠올리게 하면서 괜히 눈물이 찔끔나게 한다.


p.17
엄마가 너무나도 바쁘고 피곤한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 나는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은채로. 엄마는 항상 임산부들에게 괜찮다고 위로했겠지만, 엄마 자신은 괜찮지 않았다.



생각보다 요즘 난임환자가 많다는 사실은 알고있었지만 그외의 고위험태아나 출산과 임신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런저런 사건들이 흔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은 새롭게 알게되었다. 초기유산을 하지않고 제대로 임신이 진행되는 것 부터 아이가 어떤 신체적인 결함도 가지고 있지않을것, 10달이라는 임신과정을 다 채우는것, 그리고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순탄하게 낳는것 그 어떤요소도 당연하고 편안하게 이루어지지않는것 같다. 생각보다 빈번하게 초기유산을 비롯한 유산이 일어나고 사전검사나 어떤 조사를 통해서 아이의 신체적결함을 완벽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하다. 또, 아이가 자궁내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면 조기출산을 하는경우도 많다. 


내가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무지한것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가장 놀랐던 사실은 한국사회에서 살면서 흔히 가지고 있던 통념이 와장창 깨부셔진 몇몇 순간이다.


기본적인 주수를 채우지않고 출산하는 것을 꺼려하고 몇분이라도 몇초라도 더 아이를 품고 출산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미 의료진이 수술을 권할때는 그럴만한 의료적인 소견이 충분함과 더불어 아이에게 엄마 자궁속이 이미 편안한 장소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에게 엄마의 자궁이 편안한 장소가 아닐것이라는 전제를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기에 꽤나 놀랐다. (물론 아직 출산하기에 아이의 성숙도가 낮아서 몇일이라도 몇주라도 더 품고있는것이 바람직할때도 존재한다. ) 그리고 그렇게 출산한 아기는 오히려 세상속에서 돌봄을 받으며 잘 성장하여 출산전 했던 고민을 무색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p.94
우리가 초음파로 보는것은 단지 구조일 뿐이다. ... 따라서 초음파로 정확한 기능을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기능'은 수많은 후천적인 요소에 관여하기 떄문이다.


어쩌면 기술의 한계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몸이 얼마나 복잡하고 알 수 없는 미지의 여행지인지에 대해서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명확하게 아니라고 실패했다고 생각한 결과가 나쁘지않을수도 있고 그 결과를 대수롭지 않게 넘길수도있다. 언제나 필요한 적당한 낙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어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결과 앞에서도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것이 우리라는 존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고의 선택이라는 생각이든다. 


p.122

한 생명이 그토록 많은 위험을 뚫고, 아주 작은 확률을 통과해, 우여곡절 끝에 우리 곁에 다다른 것이었다.


p.140

"...부모가 쓸데없는 걱을 하는게 문제라고 하더라." ...마음을 정직하게 들여다보자. 이는 아이의 고생이라기보다는 아이의 고생을 옆에서 보고싶지 않은 어른의 마음일 뿐이다.


생명이 태어난다는건 정말 경이로우면서도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계속든다. 단순히 임신을 했고 출산을 했다라는 단어와 문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결심과 시간이 소요되며 그과정에서 헌신적인 사랑이 필요하다. 



p.215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산과 의사가 입원을 권유하는 이유는 입원하지 않았을때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다양한 정보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요즘 저자의 경험은 결코과장이 아닐것이며 실제로 정보를 판단하는 분별력이 없는경우에는 더 맹목적이고 심하게 잘못된 정보를 맹신하는 경우가 있을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이와같은 양상이 심화된다고 느끼는데 가장대표적인게 건강과 관련된 분야일것이다. 나는 이런 부작용을 심화시키는 제1의 원인이 바로 미디어와 언론이라고 생각하는데 건강과 관련된 정보에는 맹신하고 급격한 붐이 일어나는 한국의 특성상 미디어와 언론 그리고 그러한 방송매체에 출연하는 의학적인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이 좀 더 분별력있게 행동하기를 소망한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임신과 출산에서 가장 우선시되어야할 것은 아이와 산모의 건강과 안전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이의 몸에 안좋다 면역력에 안좋다는식의 두리뭉술한 언술로 불안과 혹시나하는 생각을 가지고있는 산모들에게 정말 최악의 결과를 산출한다는 생각뿐이다. (차라리 산모 본인이 이런 잘못된 정보로 고통을 감수하면 그나마 낫지 시댁식구들이 그런의지로 고통을 감수하라고한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개인적으로는 에세이류를 좋아하진 않는다. 자기개발서의 비슷한 형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 책은 산과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새롭고 내가 무지한 분야에 대해서 다양하게 뒤늦은 지금에서라도 알게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별히 임신을 하고 있다던가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 뿐만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이 한번쯤은 읽어봤으면 좋겠는 이야기들 이다. 임신이란 무엇이고 사회를 구성할 혹은 구성하고있는 구성원인 태아와 임산부에 대한 이해도를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이다. 


선별된 사연들이 수록되었겠지만 몇몇개의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산과적인 면에서 이미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되는 한국내에서 산모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상황도 분명하게 존재하고 그과정에서 예기치않게 생명을 잃고 위험해지는 순간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상황이 전문가의 말을 경시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이나 미신을 과신하여 벌어지는 사고들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물론 정말 불운이 겹쳐서 발생하는 일도 분명히 있다)


생명의 신비와 경이로움 그와동시에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존경심이 시시각각 드는 책이였다. 아이를 지켜내는 산모와 가족들도 대단하지만 이모든 일정을 소화해내는 저자를 비롯한 산과 의사들도 대단하다는생각이 든다. 어딜가나 모든 구성원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내가 본 의사들은 모두 저자처럼 의사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행동했기에 간혹 개천의 물을 흐리는 존재들에 대한 보도가 이루어져도 최전선에서 혹은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사회가 무난히 흘러가는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전선에서 사명을 넘어선 희생을 하고 있는 모든 의료진에게 감사함 느끼며 이땅에 존재하는 그리고 존재할 수많은 태아와 산모들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태어나줘서고마워 #태어나줘서 #고마워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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