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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에코

[도서] 블랙 에코

마이클 코넬리 저/김승욱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형사님은 혼자 움직이시는 스타일인 것 같은데. 사립탐정처럼요. 자기가 존경하지도 않는 사람에게서 명령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 아니라.

 

 

스릴러 시리즈 중에 유명한 해리 시리즈가 두 종류 있다.

북유럽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는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

그리고 영미 스릴러의 전설처럼 느껴지는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해리 보슈를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

해리라는 이름은 고독을 달고 살아야 하는 이름일까?

북유럽 해리는 짐빔과 절친이고, 항상 주변인을 잃고, 나날이 고독해지는 해리다.

영미 해리는 줄담배를 피우고, 사건 중간에 로맨스를 흩뿌리기도 하지만 줄곧 외롭다.

이 두 해리는 경찰이지만 경찰 내에서 그들을 내치지 못해 안달 난 사람들이 많다.

 

 

해리 보슈는 베트남 참전 용사다.

경찰에 입문해서 승승장구하며 LA 경찰의 간판스타가 되었으나 '인형사'라는 이름이 붙여진 사건에서

살인범을 총으로 사살했다.

그 사건으로 내사과는 그에게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그를 끌어내리려 했지만 워낙 인기 있는 형사이고, 해리 보슈의 이름으로 영화도 만들어졌기에 그는 할리우드 살인 전담반으로 좌천되었다.

그리고 일요일 당직을 서던 해리 보슈에게 살인사건 신고가 들어온다.

 

 

노숙자들이 자주 쉬었다 가는 저수지 근처의 굴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보통은 약쟁이의 죽음으로 약물 과다로 쉽게 해결될 사건이었지만 그날 담당이 하필 해리 보슈였고

보슈는 절대 무엇 하나도 쉽게 넘기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피해자가 베트남 참전 전우였다면 더 얘기가 달라진다.

그것도 해리와 함께 베트남의 땅굴을 누비던 땅굴 쥐였다.

 

 

살인의 촉을 믿고 해리는 여기저기 자료를 요청하고 살해된 메도우스에 대한 수사를 착수한다.

주말 동안 그는 메도우스가 1년 전 온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든 은행강도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사건을 담당한 FBI를 찾아가지만 FBI는 늘 그렇듯 그에게서 필요한 정보만 가로채고 그를 쫓아낸다.

그러기만 하면 다행이게?

보슈가 쓸데없는 월권행위를 한다고 내사과에 신고가 들어가는 바람에 지난번에 보슈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난 내사과 덤앤 더머가 이번에야말로 보슈를 해치우리라 작정을 하고 덤빈다.

그러면 다행이게?

보슈가 그러거나 말거나 보통은 그를 신임하고 그를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줄 만한 상관이 한 명쯤 있게 마련인데

보슈는 어째서인지 그 상관들 마저도 그를 쫓아내려고 안달이 나있다.

사면초가 보슈는 그럼에도 꿋꿋하게 담판을 짓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다.

이런 강단을 보았나!

 

 

 

이 남자 알아갈수록 묘한 매력이 있다.

보통은 이야기를 읽으며 주인공의 모습을 상상하지만 이 유명한 보슈는 이미 드라마가 나와있는 바람에

자연스레 드라마 주인공이 떠올라서 다른 이미지를 상상하지 못했다.

자신의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받은 돈으로 그는 절벽 위에 집을 산다.

배경은 끝내주지만 어딘지 위태위태해 보이는 보슈의 집은 보슈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흔적 없는 범인들을 메도우스라는 실마리 하나로 찾아가는 과정에서 해리는 FBI 여형사와 로맨스를 엮는다.

베트남 참전 용사였던 오빠의 죽음을 간직한 엘리노어 위시는 모두가 해리의 존재를 부정하는 가운데 그를 도와 사건을 추적해간다.

 

 

블랙 에코.

검은 메아리.

베트남에서 그들은 땅굴을 검은 메아리라고 불렀다.

 

 

베트남 참전 용사가 주인공이라니..

엄청나게 오래전에 쓰여진 시리즈라는 사실이 각인된다.

그때의 참전 용사들이 현재 거의 70~80대라는 걸 감안하면.

 

 

실내 흡연이 가능하고

공중전화가 대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전 이야기라는 느낌이 안 드는 것이 마이클 코넬리의 강점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반전.

 

 

이 반전의 묘미는 해리 보슈의 성격 때문에 더 오래도록 각인되는 거 같다.

그는 절대 흥분하지 않는다.

어떤 일 앞에서도.

담배, 와인, 음악

해리 보슈를 읽으며 흠뻑 취했던 것들이다.

보슈를 떠올리면 담배 연기가 허공에 떠있고 와인잔을 손에 쥐고 음악에 심취한 남자가 떠오른다.

형사보다는 작가 같은 느낌이다.

 

 

누구보다 불우한 환경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그는 누구나 쉽게 빠지는 길 대신 고독한 형사의 길에서 범인을 잡아내는 삶을 택했다.

그리고 그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시리즈 1편은 해리 보슈에 대해서 살짝만 알려준다.

그리고 앞으로 더 알아가게 될 보슈에 대한 갈망을 남긴다.

드라마의 보슈가 어떤지 모른다.

드라마를 보고 보슈를 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해리 보슈는 원작에서 더 진하게 빛나고 있으니...

 

 

 

사진 속에서 미소 짓고 있는 젊은이들은 지옥 속으로 떨어졌다가 돌아와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었다. 그들은 땅굴 속으로 들어갈 때, 파란 세상에서 암흑 속으로 돌아간다고 말하곤 했다. 땅굴은 검은 메아리였다. 그 안에 있는 것이라곤 죽음뿐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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