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은 마음만 먹으면 휘리릭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마침 근처에 모임이 있어 겸사겸사 소마미술관도 둘러봐야 겠다 생각 하고 검색 하니 19일까지 하는 전시가 있었다.전시내용과 상관없이 반가운 마음으로 모임에 앞서 미술관으로 향했다.
'일부러 불편하게'제목처럼 전시는 정말 많이도 불편했고,힘들었다.그냥 나갈까 싶은 마음이 들정도였다.그런데 왜 불편할까? 생각해 보면 불편한 지점들이 여전히 극복되지 않고 있어서는 아니였을까...사람들과 드러내놓고 미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첫 판결에 가까운 뉴스를 접하면서 참담함을 느끼고 있었나 보다.이희명의'고독한 사람'과 현주님의 실드로잉(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딱히 설명이 없었다.) 작품을 보는 내내 미투운동 기사들이 생각났다.여전히 힘겨운,그래서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기도 버겁고,그렇게 힘겹게 벗어내는 과정에서도 한없이 고독했을 이들....어떤 대안도 찾을수 없었지만..미처 다 벗어내지 못한 것을 거둬낼수 있기를 바랐다.그러러면 연대의 힘이 필요할게다.전시제목처럼 불편함에서 조금을 거리를 두고 있을지도 모르는 이들,스스로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경험하는 과정을 작가들은 보여주고 싶었던 아닐까...미투문제가 내 무의식에 깊이 자리하지 않았다면,나는 이 불편함이 싫어 전시를 다 보지도 못하고 밖으로 나왔을지도 모른다.그런데..덕분(?)에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을 이들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영상화면은 그냥 감상하는 정도였는데,속도가 느리기도 했지만 화면만 보고 생각했던 느낌과 제목이 너무 비슷해서 아니 담아올 수 가 없었다 고길숙의 '나와 당신이 편안해지는 거리' 친한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거리두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작품 자체 보다 제목을 정한 작가의 마음이 어떤 마음이였을지 조금은 통했다는 기분.... 정서적으로 행복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 전시는 아니였지만,누군가를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안성맞춤인 전시였다는 생각을 했다.
전시장 밖 풍경까지 우울했다면 기분이 좀더 가라 앉았을 텐데 탈출 하듯 전시장 밖을 나와 모임 장소까지 올림픽 공원을 돌아돌아 산책하다 보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얼굴을 미쳐 세상 밖으로 보이고 있지 못한 현주작가님의 그녀들도 당당히 벗어낼수 있기를 바라며..그래서 자연이 아름답다고 느끼고 말할수 있기를..(그러고 보니 불편한 전시가 꼭 불편한 건 아니였구나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