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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는 거울

[도서] 도망가는 거울

조반니 파피니 저/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이승수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작가를 알게 되는 경우의 수는 어느 만큼일까 생각해 본다.

<장미의 이름>을 읽던 중 '거울'에 관한 묘사가 환상적인 느낌이 든다 싶어 문득 보르헤스 선생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를 검색해 보게 되었는데 <도망가는 거울> 제목을 보게 된 거다. 작가의 이름은 생소했지만 <미켈란제로 부오나로티> 책에 관심이 가게 되어,조금은 가벼이(?)읽을수 있는 책부터 읽어볼 생각으로 골랐다.물론 믿고 읽는 보르헤스선생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이기도 하지만 말이다.그런데,조반니 파피니가,바벨...시리즈(25번)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었다.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있다.특징이라면,단편 중에도 특히 짧은 단편들이라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난해하고,모호한,환상적인 작품들은 특히 내용이 길어지면,인내심이 필요해지는데,소개된 단편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모호한 이야기조차,그것이 매력으로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사실 '도망가는 거울' 이야기가 궁금해서 고른 책이였는데,이야기가 조금은 평범했다.카프페디엠에 관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지극히 작위적인 느낌으로 전해졌다고 해야 할까..(독자가 너무 오만하게 느낌을 이야기 한 것일수도 있겠고) 무튼,'도망가는 거울' 보다 재미나게 읽혀진 건 '연못 안의 두 이미지' '너무나 부조리한 이야기' '정신적인 죽음' '난 더이상 지금의 나이고 싶지 않다' '넌 누구냐' 가 인상적이었다.  '너무나 부조리한 이야기' 는 소설 자체의 매력이 느껴지져서 좋았다.작가를 꿈꾸다면 써보고 싶은 내용은 아닐지..'정신적인 죽음'은 보르헤스 선생의 해석에 절대 공감했다.궤변처럼 읽혀질 수도 있는 극단적 이야기였지만..작가라면 써보고 싶은 소재일거라 역시 생각했다. '나는 더이상...을 읽으면서는 1인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도 괜찮지 않을까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지금의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살고 싶은 모습은 누구나 조금씩..생각해 보지 않을까 싶어서..그리고 이어 '넌 누구냐'가 실린 덕분에 마치 연작의 느낌마저..들었고,간결하고 쉬운 글인듯 하지만,가장 지금 내게도 필요한 질문인 것 같아 ....지금의 마음에서 인상적이었던 단편이 아니었나 싶다. 올드보이 대사..가 환청처럼 들렸지만,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인 듯 해서..."나는 사람들 속에서 세상 속에서 혼자라는.치유할 수 없는 외로움을 느낀다우주 한가운데 있는 유일한 영혼인 것 같다. 사실.... ./104쪽 마음에 드는 풍경을 바라볼때의 마음으로 문장을 음미할 수 있었다.

 

"나는 파피니가 잊힌 게 부당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 책 속의 단편들은 인간이 우수에 빠지고 황혼녘의 쓸쓸함에 젖었을 당시 생겨났다.그 우수와 황혼의 쓸쓸함은 사라지지 않고,지금의 예술은 그것에 다른 옷을 입혔다"/14~15쪽  파피니를 소개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작가에 대해 조금 살펴보니 극과 극을 오간 작가인 듯 하다. 해서 저자의 모든 책을 살펴볼 자신은 없으나,적어도,책에 실린 단편들은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미켈란젤로..에 관한 책까지는 읽어볼 생각이다. 환상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했으나.보르헤스선생의 말대로 우수와 쓸쓸함..이 느껴져서인지 환상적으로만 읽혀지진 않았다.오히려 이야기를 재미(적당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게 쓰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다. 몇 작품은 잘 맞지 않기도 했지만.(무튼) 매우 짧은 단편들이라 이야기의 뼈대를 시시콜콜 이야기 할 수는 없었지만...쓸쓸함을 이야기에 녹여내는 매력을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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