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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납치하다

[도서] 시로 납치하다

류시화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시작은 고광나무 때문이었다. "그날 오후 끝자락에 게르망트 부인은 내가 남쪽 지방에서 온 고광나무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91쪽,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9>   향기가 진한 꽃이라는 설명도,시인들의 재스민이라고 불리는 기억의 꽃이란 설명이 호기심을 자극한거다.그림을 찾아보고 싶었는데..뜻밖에도 고광나무..를 쓴 시인을 만났다.

 

처음 들어본 시인이였으니..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였다.고광나무시의 부제는 '가짜 오렌지' 지난해 서점가에서는 시인에 관한 글이 분명 있었을텐데..나는 이제서야 시인을 만났고..고광나무를 찾아 가다..류시화 시인이 엮어 낸 <시로 납치하다> <마음챙김의 시>를 통해 루이즈 글릭의 시가 소개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아쉽게도 <시로 납치하다>에는 단 한 편의 시가 소개되어 있다. 고광나무..가 소개되어 있지도 않았다.^^ 책을 읽을 때 대부분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거나..관심가는 책을 찾아 읽기 때문에..책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고광나무가..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전혀 생각지 못한 시인을 만나게 되고 보니..인연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나와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마침 가을 햇살이 반갑기도 했고..그런데 소개해 준 시 가운데 ''공기 빛,시간,공간' 제목이 보였다. 아직 읽어 본 적은 없지만 소설가로만 알고 있었던 찰스 부코스키의 시다. 내가 상상한 빛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는 분명했다. 핑계대지 마시라... 그런데 보통 시에 대한 작가의 견해를 담은 글은 부담스러운데...시에 대한 류시화시인의 생각 글이좋았다. 부코스키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 그랬다."이 세상의 문제는 머리 좋은 사람들의 의심 때문" 이라는 부코스키의 말대로 우리는 너무 영리하기 때문에 '원하는 일을 하면 안 되는 이유,할 수 없는 이유'를 계속 찾아내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변명을 늘어놓지 말아야 한다"/31쪽 '이제는 너무 익숙해진 단어 '격리'를 제목으로 한 시도 보였다.이반 볼랜드. 내가 상상한 것 보다 더 묵직한 시여서..가을에 읽기에는 아주아주 힘든 시라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는 말이다. 루이스 글릭의 시는 '애도' 제목만 보면 가볍게 읽을수 없을 것 같은데..류시화님의 글 덕분에 고개를 끄덕일수 있어 좋았다.언제나 지금을 즐기라는...말을 노래처럼 하지만 행동은 또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죽을 고비를 넘기고 난 후에 씌어진 시라는 설명 덕분에 더 와 닿은 것 같다."좋은 시가 삶을 돌아보게 하듯이 죽음 역시 우리의 삶을 전체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다.죽은 다음에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조망하는 짧은 순간을 갖게 된다고 죽음을 체험한 사람들은 증언한다.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윤리학>>에 썼듯이 삶이 완결되기 전까지는 우리는 우리 삶의 성공 여부를 알지 못한다.따라서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다"/145쪽 도서관에서 내가 몇 번째 사람으로 빌렸는지 알 수 없지만..앞서 빌려 읽은 누군가는 나와 같은 공감을 한 모양이다..밑줄이...도서관 책이란 생각도 하지 못했나 보다..내것이 아닌 것에 밑줄 긋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는데(물론 여전히 그렇다는 생각에도 변함은 없지만..) 함께 공감한 것 같아 반가웠다.(이런 기분을 느낄때도 있구나^^) 아는 이름보다 낯선 시인들이 대부분인데..번역으로 옮겨 놓은 제목 덕분에 눈길이 가는 시들이 제법 있어 골라 읽는 재미가 있었다. 레이먼드 카버의 '보나르의 나부' 도 그랬다..순애보사랑을 했던 것으로 그동안 알았던 보나르..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충격이기도 했고,그럼에도 그녀 곁을 떠나지 않았던 화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싶었는데..레이먼드 카버는...보나르의 마음을 순애보로 이해하고 싶었던 것 같다.<나의절친>이란 책에서는 보나르의 그림을 소개하면서 둘의 애증관계였음을 암시하는 듯 했는데...레이먼드 카버는 조금 낭만적인 시선으로 보나르를 해석하고 싶었던 것 같다.그래서 예술이 재미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진실의 여부 상관 없이 시선의 차이가 기꺼이 허락될 수 있는 세계..외국 작가의 시들은 읽을 기회가 자주 없어서 유명한 시들 밖에는 몰랐는데...이렇게 모듬시 덕분에 몰랐던 시를 만날수 있어 좋았다..이런 기회를 제공(?) 해 준 건 엉뚱하게도 고광나무'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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