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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을 뽑으며 / 주창윤


이사를 와서 보니

내가 사용할 방에는

스무 여개의 못들이 필요 이상으로 박혀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어디에라도 못을 박는일

내가 너에게 못을 박듯이

너도 나에게 못을 박는다

벽마다 가득 박혀 있는 못들을 뽑아 낸다

창 밖으로 벽돌 지고 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못 자국

그 깊이에 잠시 잠긴다

뽑음과 박음, 못을 뽑는 사람과

못을 박는 사람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못을 뽑고 벽에 기대어 쉬는데

벽 뒤에서 누가 못질을 한다

 


 

 

아름다운 그림도 있는가 하면,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그림도 있다.

 

 

 

옷걸이에 걸린 양

주창윤 저
문학과지성사 | 199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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