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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없어요

 

아 어쩐다 다른 게 나왔으니 주문한 음식보다 비싼 게 나왔으니 아 어쩐다 짜장면 시켰는데 삼선짜장면이 나왔으니 이봐요 그냥 짜장면 시켰는데요 아뇨,손님이 삼선짜장면이라고 말했잖아요.아 어쩐다 주인을 불러 바꿔달라고 할까 아 어쩐다 그러면 이 종업원이 꾸지람 듣겠지.어쩌면 급료에서 삼선짜장면 값만큼 깍이겠지.급기야 쫓겨날지도 몰라 아아 어쩐다 미안하다고 하면 이대로 먹을 텐데 단무지도 갖다 주지 않고 아아 사과하면 괜찮다고 할 텐데 아아 미안하다 말해서 용서받기는커녕 몽땅 뒤집어쓴 적 있는 나로서는 아아 아아 싸우기 귀찮아서 잘못했다고 말하고는 제거되고 추방된 나로서는 아아 어쩐다 쟤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고 그래 내가 잘못 발음했을지 몰라 아아 어쩐다 전복도 다진 야채도 싫은데 /9

 


 

 

히스테리아

김이듬 저
문학과지성사 | 2014년 08월

 

복합적 감정의 뉘앙스다.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시라는 의미로 알게 된 그림.그러나 '사과 없어요'를 읽는 순간 이  그림이 다시금 떠올랐다.사과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사과를 해야 하는 입장이 되야 하는 건 역시 억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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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쟈파

    ㅎㅎㅎ 모르는 시인이지만 '억울함'을 즐겁게 읽었어요. '시'는 역시 행간까지 꽉차게 속으로 들어와서 좋아요.

    2015.10.24 16:3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woojukaki

      행간까지 꽉꽉...그래서 시가 때론 어렵기도 한데..그것이 또 매력이라 저는 시를 짝사랑 하는 것 같아요~^^

      2015.10.24 22:2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