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조지아 오키프 ,Summer Days

 

 

진달래 시첩/ 김소연

 

스무 살 나이엔 봄바람의 설렘을 알았고

서른 살 나이엔 꽃 지는 설움을 알았는데

마흔히 가까워오니 꽃 피는 장관에

눈이 감아지더라

 

부러진 뼈가 살을 뚫고 튀어나오듯

꽃망울 맺히는 모양에 내가 아픈데

아가리를 좍좍 벌리고

비를 받아먹는 여린 잎들이여

 

우중에 한껏 부풀어오른 야산을 관망하니

산모처럼 젖이 아프더라

 

쌀독을 들여다보아도

냉장고를 들여다보아도

국그릇을 들여다보아도

배가 고파서 배가 부르더라

 

여자가 쓰는 물건들은

왜 하나같이 움푹 패어 있어

무언가 연신 채워 넣도록 생겨먹었는지

이 혹독한 봄날에야

대답을 찾아간다

 

몽중에 온갖 소원 다 이룰 만치

큰 잠을 잤더라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김소연 저
민음사 | 2006년 01월

 

단풍 물드는 것이 이쁘다..라고 말하던 어느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 앉은 것이 몇해 전이다.아름다운 그 순간 이후의 모습...시인은 서른에 이미 그 설움을 알아버렸구나.문득 오키프가 그렸을 수많은 꽃그림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그 가운데 그림 한장 함께~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