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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면허

[도서] 결혼면허

조두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심드렁한 신랑, 신부가 나오는 책표지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결혼은 장미빛 환타지가 아니라 현실이다

 

 

 

 

 

결혼면허를 따지 못하면 결혼을 할 수가 없다!

이게 말이나 될까?라고 처음엔 생각했다가 책을 다 읽고 나니 어쩌면 앞으로의 사회에서 이런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겠다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된다.

 

 

조두진 작가는 분명한 사상을 가지고 현실에서 결혼면허가 필요하다고 이 소설 한 권을 통해 외치고 있는 듯하다.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빌린 [올바른 부부관계에 관한 교양도서]라고 나는 생각한다.

마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한국판이라고나 할까? 그것도 "결혼버젼"!

남자와 여자는 다른 별에서 살다가 온 것처럼 틀리다.

그리고 남편과 아내는 같은 집에서 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지만 결국 남자와 여자다.

[부부는 일심동체一心同體]라는 관례를 깨고 작가는 [부부는 이심이체二心異體]라고 주장한다.

서로가 다름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부부관계의 반은 성공한것이 아닐까? 결혼 8년차가 되고 보니

그런 생각을 종종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직도 결혼식에 가보면 부부는 일심동체여야한다고 핏대를 올려가며 긴 연설을 이어가는

주례들이 많다.  그 주례사를 자세히 듣고 있는 신랑 신부가 얼마나 되겠냐만은 앞으로 벌어질 현실이

장미빛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신랑 신부는 제법 많을것이다.

 

 

[연애와 섹스는 간헐적이나 결혼은 생활이다]

장미빛만 바라보고 있는 새내기 부부에게 왠지 찬물을 끼얹는 듯한 이 한마디가 책의 첫문장이다.

그리고 결혼면허를 따게 도와주는  ML결혼생활학교의 교훈이다.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 손윤철과 결혼하기 위해 결혼생활학교에 등록한 서인선에게 결혼은 인생의 중대한 목표이다. 하지만 남자 손윤철에게 있어서 결혼 그 자체가 중대한 목표가 되지는 못하기 때문에 인선과의 갈등이 시작된다. 사실 갈등은 결혼을 목표로만 삼고 있는 서인선 혼자서 겪게 된다. 그러나 1년동안 결혼생활학교 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결혼면허까지 떡!하니 딴 서인선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더이상 결혼만 하면 내 인생 행복해진다고 단정짓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려한다.

더이상 손윤철이라는 남자에게 끌려다니지 않는다.(이것 또한 서인선이 혼자 자발적으로 끌려다닌 것이지만)

혼자일 때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결혼을 해서도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

결혼만 하면 인생이 펴진다고 생각하고, 흔히들 말하는 [남자 잘 만나 팔자 폈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여자들은 아직도 많다.

나라고 그런 생각 전혀 하지 않고 결혼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소설을 다 읽고 나니 얼마나 신랑될 남자들에게 큰 짐을 여자들이 지우고 있는지 조금은 알것 같다.

이런 얘기를 우리 신랑한테 해주면 신랑은 "맞아~맞아~"하며 맞장구를 크게 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소설은 주로 여자의 결혼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결혼 때문에 호들갑 떨지 않는 남자들보다 여자들에게 넌지시 보내는 메세지같다.

여자들이여!

결혼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되며, 홀로 일때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둘이 되어서 더

행복해지는 것이고, 결혼상대는 나와 맞는 수준의 상대가 아니면 언젠가는 삐걱댈 것이니 필히 내게 맞다고 생각되는 남자와 결혼할지어다!!!

또한 여자는 명랑하고 상냥하고 매력을 지녀야하는데 그 매력이 사랑스럽고 예쁘기만 하다면 그것은 연애할 동안의 얘기고 결혼한 다음의 매력은 "이 여자가 내 옆에 있으면 내 인생이 얼마나 자랑스러울것인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이다.

 

 

쉬운듯 하면서도 어렵지만 공감은 간다.

결혼 즈음해서 친정 엄마한테  [헛똑똑]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결혼과 동시에 남부럽지 않을 직장을 그만둔 것과 부모님 눈에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남자를 골라 왔다는 두가지가 그 헛똑똑에 내재되어 있다.

인연처럼 둘이 만나 연애를 하다가 같이 살고 싶어 결혼을 했고 뚝 떨어진 거리가 싫어서 내 직장을 그만두고 신랑곁으로 간 나는 당시에는 아무것도 후회할 것도 없었고, 엄마가 헛똑똑이라 빈정대도 속으로는 내 선택에 자신만만했다.

그런 나라고 해서 결혼을 하고 싸우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우리 부부도 남들만큼 싸우고 남들만큼 웃고 또 다시 남들만큼 싸웠던것 같다.

 그 싸움의 원인은 아마도 위에서 얘기한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굳은 신념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한 가정을 꾸려나가는데 왜 너는 나만큼 노력을 안하느냐? 내가 원하는대로 하면 잘 될것인데 왜 말을 듣지 않느냐?

생각해보면 주로 내가 그렇게 신랑을 닥달했던것 같다. 나는 아이를 키우고 밥하고 빨래하니, 너는 집안에서 궂은일, 지저분한 일은 다해야한다. 예를 들면 화장실 청소,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재활용 버리기 등 말이다. 남자는 밖에서 일 하면서도 여자를 위해서 이런일은 굳이 말 안해도 해줘야하는것 아니냐고 당연한 듯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야말로 공주대접을 받고 싶었나보다.

그러나 그것도 이런저런 다툼과 의견 조율 끝에 우리는 우리 나름의 노하우(know-how)를 터득해서 싸움도 점차 줄여가고 있는 중이고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소 여유로워졌다.

한마디로 결혼 8년차 쯤 되니까 포기해야 할 건 포기가 되더라!!! 하는 것이다.

그 전에는 악착같이 포기하지 않고 붙들고 있던 내 사상, 의식, 자존심 등이 이제는 제법 헐거워져서 누군가 건드리면 나사 하나 빠지듯이 풀어져 버리지만 그게 예전처럼 화가 심하게 나지도 않고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가게 될 때가 많아졌다.

이 정도로 사람이 느슨해지면 친정 엄마한테 [헛똑똑]이란 소리를 더 자주 들어야할텐데 오히려 언제부턴가 엄마는 그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엄마는 아직도 내가 직장을 그만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 듯 하시지만  8년 전에 데려와서 인사시켰던 그 때 그 [김서방]이 지금은 여느집 돈 많고 명성 높은 사위보다 마음에 든다고 하신다.

그 이유인즉슨 엄마와 코드가 맞다는 것!!!특히 장모님과 사위의 음식 코드는 죽이 척척 맞아도 너무 잘 맞아서 내가 피해를 볼 정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슷한 형편에 비슷한 지적 수준에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다보니 편하신가 보다.만약 내가 우리 형편에 어울리지 않게 재벌집 아들을 대령시켜놓았다면 우리 부모님은 얼마나 불편하실까?

결혼이란 것이 그런것 같다.

끼리끼리 만나는 것!!!

방귀를 껴대도 서로 씨익 웃으면서 오히려 장난을 걸 수 있고, 방 구석에 먼지 뭉치가 쌓여 있어도 청소기를 들고 나오지 않고,[나중에 치우지~뭐~]라며 생각하고,  설거지가 씽크대 안에 가득 쌓여 있으면 [집구석에서 놀면서 그릇 하나 안 씻고 도대체 뭘 하는거야!!!]라고 화내지 않고 [오늘은 외식할까?]라고 말해줄수 있는 사이...

그래서 나는 결혼을 한 횟수가 늘면 늘수록 결혼을 잘했다라는 생각도 자주 한다.

친정 엄마의 눈에도 그런 우리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더이상 [헛똑똑]이란 말을 꺼내지 않는 것이리라.

내가 결혼을 잘 한 것은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운 좋게 골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정 짓지만 우린 또 언제 싸우고 불같이 화를 내고, 사네 못사네 울면서 신세 한탄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다가도 질기고도 잘 맞아떨어지는 우리의 [코드]는 우리 둘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결혼을 앞 둔 친구나 동생이 아니라,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친구나 동생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래야만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의 조건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와 잘 맞는지를 따져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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