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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이 그랬어

[도서] 호르몬이 그랬어

박서련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서평호르몬이 그랬어

 

책을 폈다. 수필인지 소설인지 모를 문장들을 보고 책을 다시 덮었다. 표지에는 [박서련 소설]이라 써져 있다. 소설로 생각하고 책을 읽어 나갔지만, 이 소설은 그 어떤 글보다 솔직한 작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르몬이 그랬어>[다시 바람은 그대 쪽으로], [호르몬이 그랬어], [] 세 편으로 구성된 단편 모음집이다. 첫 작품 [다시 바람은 그대 쪽으로]는 대학 시절 친구 와 함께했던 과거과 그를 그리워하는 현재에 대해 말한다. 이 작품은 성적으로 꽤나 솔직하고 대담해서 작가는 스스로 10년 전에 썼던 글을 그대로 가져와 마치 일기장에 적듯이 지금의 감상을 서술한다.

 

전리품을 빼앗기듯 처녀를 잃었다라는 문장을 삭제했다.

...(중략)

왜 그렇게 썼을까? 좀 까져 보여야 쿨한 것 같아서? 정말 까져 보이고 싶었다면 열여덟 살 때 했던 첫 섹스에 대해서 썼어야지. 어차피 소설이라 아무도 믿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 실제로 겪은 일에 대해 쓸 거였다면 첫 섹스를 오빠가 아니라 언니와 했다는 이야기도 했어야지. (p.15)

 

두 번째 작품 [호르몬이 그랬어]는 곧 결혼하는 전 애인과 마주한 주인공이 모친의 애인과 자려고 시도하는 이야기이다. 스스로 외모가 흉측해 보인다고 말하는 주인공은 볼품없어 보이지 않기 위해 더위를 참아가면서도 레스토랑에서 외투를 고집한다. 모친의 애인에 미묘한 태도로 일관하면서도 그를 유혹해 모친의 연애를 박살내고자 한다. 두 번째 작품 또한 첫 번째 작품과 마찬가지로 성적으로 솔직하지만 내적으로는 미숙한 한 사람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가 아직 처녀이던 시절에 갖고 있던 각오는 한마디로 해버리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얼른 해치워버리겠다는 이상한 각오. 지금 생각해보면 누구하고든 괜찮았던 것 가타. 내가 품었던 각오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아직까지 처녀라는 사실에 대한 불안 때문에 생긴 것이었기 때문이다. (p.69)

 

마지막 작품 []은 이 세 단편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이다. 앞 선 두 작품이 10년 전의 성의식과 오늘날의 성적 개방성 고스란히 담은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였다면 이 작품은 가난한 청년들의 삶을 노골적으로 파헤친다. 충분한 돈도, 안정적인 일자리도, 몸 편히 쉴 수 있는 집도 없는 가난한 연인은 서로를 제대로 사랑할 수조차 없다. 그렇기에 주인공은 이미 떠난 애인의 사인을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죽어서도 세 들어 살고 싶지는 않아.(p.81)

 

 

죽어서도 세 들고 살고 싶지 않다는 이 말은 끊임없이, 정처없이 삶을 부유하고 있는 오늘날의 청년들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의 과제는 그들이 세 들지 않고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마음 편히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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