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도서]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김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요즈음 주말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보고 있습니다. 경단녀인 여주인공이 잘나가던 광고인이라는 경력을 감추고 겨루라는 이름의 출판사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는 내용입니다. 배경이 출판사이다보니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다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벌써 여섯권을 책을 세상에 내놓은 작가라는 점에서 관심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어제 방영된 내용 가운데 시인의 어려움이 관한 내용이 있어서 충격이었습니다. 시작(詩作)이라는 것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인데, 그렇게 쓴 시를 사주기는커녕 읽어주는 이마저도 희귀종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저 역시 글을 쓰면서 시를 인용하기도 합니다만, 시집을 사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지경입니다.

이야기가 엉뚱한 데로 흘렀습니다만,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는 “국내 최초의 시 큐레이션 앱 시요일에 연재되었던 ‘김현의 詩 처방전’을 책으로 묶어낸 것이라고 합니다. 시 큐레이션 앱이라는 개념은 아주 생소합니다만, 앱을 구독하고 있는 독자가 무려 20만이나 된다고 합니다. 많은 독자들이 자신의 사연을 올리고 있다고 하는데, 김현 시인께서 독자들의 사연을 읽고 위안이 될 수 있는 한 편의 시와 함께 사연을 보낸 독자를 위로하는 산문을 더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시와 산문이 융합된 형태의 책인 셈입니다.

그렇게 올라온 사연들 가운데 20편을 뽑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사연에 걸맞는 시와 산문을 정리하여 책으로 엮은 것이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입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책 내용을 잘 다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목을 잘 뽑아야(?) 하고, 또 책이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감성적인 홍보전략도 구사해야 한다고 합니다.(모두 드라마에서 알게 된 것들입니다)

스무명의 독자들이 보낸 사연은 참 다양합니다. 아들을 잃고 슬픔에 빠진 어머니를 위하여 사연을 보낸 착한 따님도 있었고, 세상의 차별이 두려운 동성애자도 있습니다.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도 있구요. 돌지난 아기를 키우는 엄마가 자기계발에 여유가 없다는 것을 푸념하기도 합니다.

물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는 세월따라 달라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시각이 꼭 옳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옛날 같으면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은 것들도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누군가의 고민에 대한 정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요일의 독자들은 김현시인이 주는 산문에 위안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저의 생각으로는 공감이 가는 경우도 많았지만, 생각이 서로 다른 경우도 없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무래도 저는 옛날 사람이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성적이 생각처럼 오르지 않아 고민하는 학생에게 준 말씀처럼 자신의 고민을 누군가와 나누는 순간 이미 반은 답을 얻은 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쩌면 그 학생은 그런 이유로 시요일에 마음을 열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의 학창시절에는 주로 심야방송에 그런 이야기를 털어놓았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라디오를 진행하시는 분이 도움 말씀을 주시곤 했습니다. 방송에 사연이 뽑혀 소개되려면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내용이 있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청취자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반려묘를 아끼는 사연을 읽으면서 사람은 아니지만 반려묘와 사별을 겪어야 하는 슬픔이 느껴집니다. 대상이 애완동물일지라도 누군가와 사별한다는 것은 참으로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그런 경험을 일상적으로 반복해야 하는데, 사별의 중요성이 희석되지나 않을까 걱정되는 한편, 사별의 충격을 너무 일찍 알게 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위로는 이해+공감이 함께 되어야겠지요.

    2019.02.17 22:1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눈초

      가슴이 움직이는..... 그렇죠?

      2019.02.18 20:27
  • 문학소녀

    올려주신 리뷰를 읽으니 학창시절 제 마음을 위로해주었던
    (별이 빛나는 밤_이문세) 라디오 방송이 생각났습니다~
    그 시절 정말 많이 청취했었지요~ㅎ
    누군가의 사연을 들으면 내 얘기처럼 공감이 갔기에 매일 들었던 것 같아요^^

    눈초 작가님 올려주신 리뷰를 읽으면서 오늘도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작가님^~^

    2022.02.07 17:1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눈초

      너무 오래 전 이야기를 적어서 쫌 그렇죠?

      2022.02.07 19:32
    • 문학소녀

      제가 너무 오래된 라디오 프로그램에 대한 추억을 말씀드렸지요~
      별밤 이후로는 라디오 청취를 안해서 제가 느낀 감정의 연대를
      글로 표현한 것인데, 작가님께서 모쪼록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2.02.08 10:35
    • 스타블로거 눈초

      저도 옛날 이야기를 담았던 것이니, 비슷한 시절에 대한 기억을 공감하는 일에 오해할 일은 없답니다. 걱정 붙들어 매시기를....

      2022.02.08 11:24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