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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에서, 느릿느릿

[도서] 프로방스에서, 느릿느릿

장다혜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지난해 다녀온 프랑스 여행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시작해서 센강을 따라 모네가 작업한 마을을 따라갔다가 루아르계곡을 따라 내려와 프로방스 지방에 들어섰습니다. 장다혜님이 쓴 <프로방스에서, 느릿느릿>은 프로방스 지방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읽기였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은 것은 분명 프랑스를 여행하기 전이었을 듯한데, 독후감을 써두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새삼 독후감을 쓰는 이유입니다. 저자가 자필로 적어둔 글이 책장에 있습니다만, 제게 주신 것은 아닙니다.

요즈음 잘 나가는 가수들이 부른 노래의 노랫말을 쓰시기도 했다는 작가님은 현재 칸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배낭을 매고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을 돌아다니다가 프로방스에 도착했을 때, ‘이곳이야 말로 살아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여행 내내 수도 없이 보았던 지중해가 유난히 찬란하게 보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여유로움 때문이었을까? 부자든 가난하든, 젊었던 늙었든, 하얗든 까맣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찬란한 햇빛과 해변, 그리고 이 특권을 매일 누리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더라는 것입니다.

팔자에 역마살이라도 끼어있는 듯, 칸에 살면서 프로방스 곳곳을 누볐던 모양입니다. 프로방스의 크고 작은 마을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것들을 8개의 주제로 나누어놓았습니다. 프로방스에서는 시간도 느리게 간다는 의미를 책제목에 달았는데, 작은 제목들도 꽤나 재미있습니다. 같은 해변 다른 느낌, 알록달록 빈티지 시장 구경, 아틀리에서 쉬다, 오감만족 페스티벌, 취향따라 즐기는 프로방스 취미생활, 살아 숨 쉬는 역사 속으로, 동화 속 마을 천천히 걷기, 달콤 쌉싸래한 와인 투어, 등입니다.

주제에 따라서 몇 번 씩 등장하는 도시나 마을도 있습니다만, 등장하지 않은 마을이나 도시도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행이란게 세상 구석구석을 샅샅이 돌아볼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심지어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동구 밖에도 나가보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주유천하를 했음직한 철학자 칸트 역시 태어나 살던 쾨니히스베르크를 100km이상 벗어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여행을 많이 한 분답게 여행에 관하여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적어두었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많은 풍경들을 마주한다. 꼼꼼하게 이리저리 살펴보고, 그 조화의 의미를 읽어낼 때 비로소 느낌이 오는 심오한 풍경도 있고, 긴장을 풀어 미소 짓게 하는 정겹고 따뜻한 풍경도 있다. 또 한눈에 통하는, 말이 필요 없는 풍경도 있다.(22쪽)” 그런 느낌을 어떻게 적는가는 작가적 역량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그녀는 생라파엘 해변 풍경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해변 패션도 극명히 갈린다. 이곳 할머니들은 색깔도 디자인도 과감한 비키니 차림으로 나다니는데, 그 모습이 아주 자연스럽다. ‘처진 가슴도 자랑스러운 내 신체의 일부분일 뿐’이란 생각으로 어디서든지 과감하게 노출을 즐긴다.(39쪽)”

작가가 여행지에서 느낀 점을 적는 여행서가 주로 읽힌다는 이야기를 출판계 사람들로부터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행지에 관한 정보는 인터넷에 넘쳐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넘쳐나는 여행정보들 대부분은 두서가 없거나 현지 언어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찾아 정리하는데 한 세월이 걸린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입니다. 여행작가들이 여행서에 적어내는 그 느낌이라는 것이 대부분 주관적인 듯하면서도 천편일률적이다는 생각은 어쩌면 저만의 편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프로방스에서, 느릿느릿>은 작가의 느낌을 자신만의 독특한 필치로 적고 있으며, 여행지에 대한 정보 역시 간단하면서도 핵심 위주로 정리하고 있어서 저에게도 많은 참고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많은 사진들도 프로방스의 여러 마을에 가보지 않아도 충분한 느낌을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작가님이 이 책에 정리한 곳을 모두 돌아보지는 못했습니다만, 프로방스에서의 일정이 아주 촘촘하게 짜여 있었기 때문에 적지 않은 도시와 마을에서 버스를 멈추고 잠시라도 돌아볼 수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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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Joy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인지 더욱 여행서적들이, 낯선 곳의 이야기가 눈길을 끄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요즘 저 역시 여행 다녀온 곳들의 사진을, 이야기를 찾아보며 방구석여행기를 포스트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글을 읽으며 지난해 다녀온 프로방스 지역을 떠올렸습니다^^

    2020.08.09 09:1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눈초

      이런 때를 위해서 여행기를 잘 정리해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2020.08.09 09:22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