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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고요하지 않다

[도서] 숲은 고요하지 않다

마들렌 치게 저/배명자 역/최재천 감수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서울이나 근교의 산책길을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주말판에 나오는 <주말걷기 2.0><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 여행>이 소개한 산책길을 찾아가는 걷기여행이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서울 도심과 서울 근교에 있는 산책길이었습니다. 도심에서는 카페에서 점심을 먹기도 하고, 야외의 산책길을 갈 때는 간단한 점심을 준비해서 집을 나섰습니다. 산책길을 한강변, 호숫가, 숲길 등 다양했습니다.

 

이들 산책길이 각기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기 마련입니다만, 특히 숲길을 고즈넉하고 상큼한 숲의 냄새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어쩌다 이름 모를 새(사실은 제가 이름을 모르는 것이지요)가 우는 소리, 작은 개울을 흐르는 물소리가 숲의 고요함을 깨기도 합니다. 대체적으로 산책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소리가 더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대체로 우리나라의 숲이 고요한 것은 생태가 완벽하게 복원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니면 우리가 숲에서 나는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행동생물학을 전공한 마들렌 치게 박사가 쓴 <숲은 고요하지 않다>를 읽고 나니 제 귀는 물론 마음도 아직 숲에 대하여 열려있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바이오커뮤니케이션(biocommunication), 즉 생명체 간의 의사소통을 다루었습니다. 숲이 조용한 듯하지만, 숲에 사는 커다란 나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같은 종 사이에, 그리고 다른 종류들과도 소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각자 소속된 조직 안에서 소통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소통의 방식이 다양한 인간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먼저 생명체의 의사소통을 이해하려면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체의 공통된 특징은 무엇인가를 설명합니다. ‘1. 생명은 질서를 지킨다, 2. 생명은 물질을 교환한다, 3. 생명은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그것에 반응한다, 4. 생명은 번식한다, 5.생명은 자라고 움직인다, 6. 생명은 계속 발달한다라는 작은 제목으로 생명과 생명체의 특성을 설명합니다. 이 여섯 가지 사항을 설명하는 생명의 비밀이라는 시를 권두에 실었습니다. 그 첫 번째 행은 생명의 진면목은 구조에 있다라고 시작합니다.

 

책의 내용은 3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어떻게정보가 교환되는가의 1장에서는 생명체들이 정보를 발신하는 방법, 2장에서는 수신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2누가누구와‘ ’정보를 교환하는가?3장에서는 단세포 생물: 최소공간에서의 소통을, 4장에서는 다세포 생물: 버섯과 식물의 언어를, 5장에서는 다세포 생물: 동물적으로 탁월한 소통을 각각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제3부 모든 게 달라지면 어떻게 될까?에서는 6장 동물이 숲을 떠났을 때를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당신이 이미 알고 있듯이, 숲에 사는 주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신호를 발신하고 수신한다. 그렇게 생명체는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정보를 교환한다. 이때 생명체가 받은 정보를 해석하고 그것에 반응하는 방식이 특히 흥미롭다. 이 책에는 내가 특별히 감탄했고 그래서 당신에게 기꺼이 들려주고 싶은, 자연 정보망에 관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40)”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풀어놓은 자연 정보망에 관한 이야기들은 숲에 사는 생명체 뿐 아니라 강과 호수, 바다 심지어는 도시에 사는 생명체들 사이에 오가는 정보를 망라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발신하는 정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상대를 속이는 가짜 정보도 있을 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내는 정보를 활용하여 먹이를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구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살아남으려는 생명체들의 놀라운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신기한 이야기들을 읽어가면서 느낀 점은 아주 전문적인 내용을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에 비유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더해서 독일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이 결코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히도록 옮겼다는 점과, 대부분의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겨 놓았다는 점입니다. 옮긴이의 우리말 사랑을 절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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