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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포스 연대기

[도서] 올림포스 연대기

김재훈 글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그리스 신화를 읽다보면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 너무 많습니다. 인간과 다를 바가 없다는, 아니 인간보다 못한 대목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 누군가의 행태를 신화로 포장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런 그리스 신화를 만화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문화, 철학, 역사, 과학 등의 지식을 그림과 영상매체로 구성하는 만화작가 김재훈의 <올림포스 연대기>는 그리스 신화의 초기에 해당하는 천지가 구성되고 제우스 등 올림포스 12신이 성립되기까지의 과정을 만화로 구성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문화, 철학, 역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통합되었다는 느낌은 그리스 신화를 단순히 만화로 그려낸 것이 아니라 작가 나름의 재해석을 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우선 그리스 신들은 인간이 느끼는 희노애락의 감정을 다 가지고 있을뿐더러 책임감은 별로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합니다.

 

흔히 신은 불사의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불사의 신에게도 죽음 같은 운명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신들에게는 인간들의 관점과 이야기 밖으로 밀려나는 것이 곧 죽음이라는 것입니다. 신은 인간이 만들어내고, 제사라는 형식을 통하여 모셔지는 것입니다. 인간들 사이에서 잊혀지는 신은 존재가 희미해지다가 결국 사라지기 마련이라서 죽음을 맞는 셈인 것입니다.

 

그리스 신들은 윤리의식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카오스로부터 만들어진 신들이다보니 무성생식은 기본이고, 근친상간을 피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며, 무수하게 만들어진 신들은 물론 인간이 만들어진 다음에는 인간들과도 관계를 맺게 됩니다. 특히 주신인 제우스의 애정행각은 너저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혈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부족마다 자신들의 혈통을 주신인 제우스와 관련시키고 싶어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전설이 만들어졌다. 그 결과 제우스는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천하의 난봉꾼이 되어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난잡한 여자관계를 갖게 되었다.(유재원, <유재원의 그리스신화I>)”라는 것입니다.

 

가이아의 사주를 받아 아버지 우라누스를 거세시키고 신계의 우두머리가 된 크로노스는 뛰어난 자식의 손에 죽음을 맞을 것이라는 우라누스의 저주를 기억하고 아내 레아가 아이를 낳는 족족 먹어치웠습니다. 결국 레아는 어머니 가이아와 의논하여 막내아들 제우스를 빼돌리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레아와 가이아의 음모가 성공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강들의 신인 오케아노스와 테티스 부부의 딸 메티스가 가담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재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제우스는 성장하면서 메티스의 도움을 받았는데, 메티스가 제우스의 첫사랑이었다고 합니다. 제우스가 장성하여 크로노스의 티탄족과 대결을 펼칠 때 오케아노스의 자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메티스의 힘이었다는 것입니다.

 

카오스로부터 올림포스의 열두 신이 다스리는 신들의 세상이 열리기까지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놓은 작가는 만화로 읽는 그리스 신화를 구성하게 된 배경을 요약해두었습니다. 어렸을 적 읽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하여 신들과 영웅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던 것을 그리스 비극을 통하여 인간 본성이 부조리를 깨닫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숱한 신과 영웅들의 당혹스러운 일대기에는 지당한 도덕률도, 일관된 맥락의 교훈도, 그 흔한 권선징악의 규칙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화가 타자화된 욕망의 노래이며, 내 안으로부터 울려나오는 울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결국 에로틱하고 매혹적인 신화의 향연에 해학의 수사를 가미한 만화를 만들어보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올림포스 연대기>는 그런 작업의 시작이라고 했으니, 앞으로 이어질 후속작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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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문학소녀

    눈초 작가님^^

    <올림포스 연대기>란 그리스 신화가 만화로 구성된 책인가봅니다.~
    크로노스의 이야기는 tv에서 본 기억이 너무 강렬하게 남아 있답니다.~
    지신의 갓 태어난 아들을 바로 삼켜버리는 끔찍한 장면에서
    경악을 금치못했지요~ㅎ
    신화가 타자화된 욕망의 노래란 마지막 구절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인간의 삶은 도덕적 질서 안에서 살아가야하지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자유로우니까요~

    잘 써주신 좋은 리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눈초 작가님^~^

    2022.04.27 14:1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눈초

      고야의 그림이 끔찍하죠.
      하지만 신화에서는 한입에 꿀꺽 삼켰다죠?

      2022.04.27 16:22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