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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이야기 1

[도서] 변신이야기 1

오비디우스 저/이윤기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고전독서회에서 지난해 10월에 읽은 책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입니다. 푸불리우스 오비디우스는 기원전 43년에 로마의 술모(지금의 이탈리아의 술모나)에서 태어났습니다. 로마에서 동쪽으로 162㎞ 떨어진 고원지대입니다. 그 무렵 로마는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다스리던 시기로 팍스 로마나(로마에 의한 평화)가 꽃피던 시절입니다.

기원전 168년 로마의 아이밀리우스 파울루스가 페르세우스 왕의 마케도니아 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그리스 영토의 상당지역을 점령하면서 로마의 그리스 지배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의 문화는 로마의 삶을 정복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신화를 예로 들면 로마 신화는 그리스 신화를 가져다가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로마식으로 바꾸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로마 신화라고 합니다.

<변신 이야기; Metamorph?se?n libr? 메타모르포세온 리브리>는 오비디우스가 서기 8년에 라틴어로 쓴 11,995행의 서사시입니다. 250여 가지의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가져온 이야기를 노래했습니다. 15권의 책에 가이아의 천지창조로부터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이르는 로마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기록하였습니다. 브룩스 오티스는 <변신 이야기>가 네 부분으로 구성되었다고 했습니다. 제1권과 제2권은 신성한 희극, 제3권부터 제6권의 400행까지는 복수하는 신들, 제6권 401행부터 제11권까지는 애절한 사랑, 제12권부터 제15권까지는 로마의 건국과 신격화된 황제 등입니다.

 

어제 모임에서 다룬 주제는 네 가지였습니다.

1.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여러 가지 상황 하에서 인물들이 ‘변신’을 합니다. 등장인물들은 왜 ‘변신’을 할까요? 각 상황 하에서의 변신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변신 이야기>는 라틴어 제목으로는 Metamorph?se?n libr?(메타모르포세온 리브리)입니다. 메타모르포세온은 그리스어로 이후(after)란 의미의 접두사 메타(μετα)와 형태라는 의미의 모르페(μορφ?)가 결합하여 변형이라는 의미의 메타모르포시스(μεταμ?ρφωσι?)에서 유래했습니다. 생물학에서는 변태라는 용어로 사용합니다만 ‘변태’라는 단어는 이상성욕자(Sexually perverted)라는 의미도 들어있어서 <변신 이야기>라고 옮긴 것 같습니다. 한자어 변태는 우리말 탈바꿈과 같은 의미입니다. 본래의 형태가 달라진 상태를 말합니다.

생물시간에 배운 기억이 있으실 것입니다. 변태는 곤충이나 새우, 게와 같은 갑각류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성체와는 형태, 생리, 생태가 전혀 다른 유생의 시기를 거쳐 성체가 되는 특이한 생활사를 가진 생물체가 있습니다. 유생에서 성체가 되는 과정을 변태라고 합니다. 곤충에서는 알-애벌레-성충이 되는 불완전변태가 일어나거나,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이 되는 완전변태가 있습니다. 갑각류는 여러 단계의 유생을 거치는 특징이 있습니다. 게의 경우는 알-노플리우스-조에아-메갈로파-아성체-성체의 단계가 있습니다.

오비디우스는 “마음의 원(願)에 쫓기어 여기 만물의 변신(變身) 이야기를 펼치려 하오니(In nova fert animus mutatas dicere formas / corpora)”라고 서사를 시작합니다. 탈바꿈이 이야기의 공통된 주제임을 미리 밝힌 셈입니다.

위키백과를 보면 <변신 이야기>에 등장하는 탈바꿈의 형태를 몇 가지 소개합니다. 인간이 새와 동물로, 나무와 꽃 같은 식물로, 돌로, 별자리로, 신으로 바뀌기도 하고, 개미와 같은 동물이나 버섯 등에서 인간으로 바뀌기도 하고, 성별이 바뀌기도 합니다.

탈바꿈이 일어나는 순간은 대체로 위급한 상황이 많습니다. 특히 폭력적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순간 신에게 간절하게 빌어서 동물로 탈바꿈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죽음을 면하거나 순결을 지키기 위하여 인간성을 포기하는 셈입니다. 혹은 신의 저주를 받은 사람이 혹은 죽음을 맞은 사람이 맺힌 한을 풀기 위하여 탈바꿈하기도 합니다.

 

2. 가장 기억에 남는 ‘변신’은 누구의 변신일까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아르고 원정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올코스 왕국의 아이손은 배다른 아우 펠리아스에게 왕위를 빼앗기게 됩니다. 아이손의 아들 이아손이 장성하여 숙부 펠리아스에게 왕위를 돌려달라고 합니다. 펠리아스는 콜키스라는 나라에 있는 황금빛 양의 모피를 가져오면 왕위를 물려준다고 합니다. 영웅들을 모아 아르고 호에 태우고 콜키스에 도착한 이아손은 청동발굽의 황소를 몰아 밭을 갈고 뱀의 이빨을 뿌려서 돋아난 무사들과 싸워 이겨야 했습니다. 그리고 황금양의 모피를 지키는 용과도 싸워야 했습니다.

요행히 이아손에게 반한 콜키스의 공주 메데이아의 도움을 받아 과업을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태양신 솔의 손녀 메데이아는 헤카테여신의 사제이자 마녀였습니다. 이올코스로 돌아온 이아손은 메데이아에게 아버지 아이손이 늙어버린 것을 한탄합니다. 그리하여 “내 수명에서 몇 년을 빼어 내 아버지 수명에다 보태어준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라고 합니다.

메데이아는 세상을 두루 다니면서 수백 가지의 약초를 모아 약을 지었습니다. 그리고는 칼을 뽑아 노인의 목을 따고는 늙은 피를 깡그리 뽑아내고 칼로 딴 자리와 입에 약을 부어넣었습니다. 그리 오래지 않아 아이손의 하얗던 수염이 검어지고, 보기에 거북하던 몸이 사라지고, 살갗은 다시 근육으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사지가 늘어나면서 힘줄이 불거졌습니다. 결국 40년 전의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메데이아는 시아버지에게 젊음을 돌려주었습니다. 회춘하는 묘약과 시술은 진시황이 그토록 탐내던 것이었는데, 메데이아의 비술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지는 못했던 모양입니다. 나이가 들고 근육이 밭아지고 보니 젊은날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펠로폰네소스반도에 있는 옛 코린토스의 유적에는 글라우카 샘이 있습니다. 메데이아가 펠리아시를 살해한 뒤에 이아손과 메데이아가 이올코스에서 쫓겨났을 때 코린토스로 망명을 했습니다. 코린토스에서는 이아손을 글라우카 공주와 결혼을 시키려했습니다. 분노한 메데이아가 예복을 지어 공주에게 보냈고, 예복을 입은 공주의 몸에 불이 붙었다고 합니다. 꺼지지 않는 불에 고통을 당하던 글라우카 공주가 뛰어들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3. 오비디우스가 <변신이야기>를 저술한 의도는 무엇일까요?

옮긴이 이윤기의 후기를 보면 오비디우스의 저술의도가 나옵니다. 오비디우스는 타락한 로마의 풍속을 바로잡으려 노력한 아우구스투스 시대를 살았습니다. 그런데 아우구스투스의 딸 율리아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로마의 미풍양속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했습니다. 율리아의 딸 율리아 역시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아 고삐풀린 말처럼 설치고 다녔는데, 바로 오비디우스가 아우구수투스 황제의 손녀 율리아의 애인이었다고 합니다. 아우구스투스는 딸 율리아를 찬양하고 손녀 율리아의 애인 노릇을 한 오비디우스를 루마니아 콘스탄티아로 귀양을 보냈습니다.

귀양을 가서야 제 정신이 든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를 저술하게 됩니다. 로마제국의 시조가 트로이 전쟁에서 패배한 트로이 왕족이 이탈리아로 터전을 옮겨 세웠다고 기술하여 로마제국이 그리스 신화의 천지창조와 연결되는 신족의 후예임을 분명히 하고,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를 신격화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윤기는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에서 방대한 그리스 신화는 물론이고 당시에 떠돌던 소아시아의 설화, 트로이아 전사, 로마의 건국신화까지 한 줄에 꿰어 아우구스투스에게 신성을 부여했다”라고 적었습니다.

 

4.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가 <변신이야기>를 읽는 이유는?

요즘에도 이야기 지어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격조에 따라서는 작가라고 우대되기도 합니다. 글자가 없을 때는 구술을 통하여 이야기를 전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스의 대표적 서사 시인으로 꼽히는 호머가 그런 사람입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자연의 현상이나 형상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철학적 사유를 통하여 이를 규명하려 들었고, 뒤에는 과학적 사고를 통하여 자연의 원리를 규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형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낸 것이 그리스 신화입니다.

<변신 이야기> 제15권에 퓌타고라스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하늘과 세상에 있는 만물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피조물의 하나인 우리 인간도 변합니다. 우리라는 존재는 육체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날개 달린 영혼은 들짐승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있고, 가축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짐승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짐승의 몸에 어쩌면 우리 부모형제나, 우리 친척, 우리와 같은 인간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간이라는 이 예사롭지 않은 지위를 불명예스럽게 하거나 튀에스테스식 식사로 우리의 배를 채우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맙시다.”

자연현상의 많은 것들이 과학의 힘으로 규명되었습니다. 저는 영혼이 존재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연을 함부로 훼손하고 남용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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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문학소녀

    고전 독서 모임에서 토론했던
    내용의 책을 이렇게 공유해주셔서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지금의 철학과 문학의 뿌리가
    될 정도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리스-로마 신화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독서 습관을 갖고 계신 분들은 너무 재미있어하시더라구요~ㅎ
    저도 편향된 독서 습관을 버려야 하는데, 그것이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눈초 작가님께서 올려주신 리뷰를 통해 대리만족하고 있는 것 같네요~ㅎㅎ

    가정의 달인 5월에는 더 많이 행복하시고,
    눈초 작가님 가내에 늘 건강과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2022.05.02 17:4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눈초

      독서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2022.05.02 20:10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