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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오디세이아

[도서] 일리아스/오디세이아

호메로스 저/이상훈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고전독서회에서 지난 12월에 읽은 책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입니다. 모임에 즈음에서 책을 읽다보면 생각할 여유를 만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모임에서 의논할 주제가 미리 정해지면 책을 읽을 때도 유념할 수가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이달에 토론할 <일리아스>는 두어 주 전에 미리 읽었고, 프랑스의 모험가 실뱅 테송이 쓴 <호메로스와 함께 하는 여름>과 플라톤의 <국가>에서 호메로스와 관련된 내용을 읽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1. 일리아스를 읽고 난 소감을 간단히 준비해주세요(3분 이내)

한 마디로 지루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트로이의 헥토르가 전투에 나서서 그리스의 영웅들을 죽였다거나 아킬레우스가 전투에 나서서는 트로이의 영웅들을 죽였다는 이야기가 반복되고, 인간의 전투에 신들이 개입해서 전세를 좌지우지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극한 조건의 모험여행가로 알려진 실뱅 테송은 역시 중학교 1학년에 들었던 호메로스 시간이 지루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짜릿한 현대성을 띤 시, 독창적이기에 영원한 황금시가, 소란과 격노로 들끓는 노래가, 풍성한 교훈과 더없이 가슴 저린 아름다움을 담고 있어 오늘날에도 시인들이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암송하는 노래”라고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찬양하는 것을 보고는 반성했습니다. 조금 더 집중해서 읽어야 했구나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를 읽으면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점은 그리스 신들의 행태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왜 그리스 사람들은 신들이 정한 운명대로 살아가는지 이해가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들은 인간이 보기에 윤리적이지 못한 행동을 자행하면서, 인간은 비윤리적인 짓을 하면 벌을 받아야 하고, 죄를 지은 당사자뿐 아니라 자식과 손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조만간 우리 모임에서 <오이디푸스 왕>을 읽어보기로 추천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플라톤의 <국가>를 보면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어 헤시오도스나 호메로스를 비난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그들이 추악한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신과 영웅들의 본성을 나쁘게 묘사한다는 것입니다. 신들끼리 서로 전쟁을 하고 음모를 꾸미고 싸움질을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만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신이나 영웅들이 설사 그런 짓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젊고 지각없는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무비판적으로 들려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교육적인 면을 고려하면 그렇다는 것이지요.

 

2. 일리아스가 서양문명을 대표하고, 중/고등학교 교과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본인은 일리아스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그리스 신화는 유럽문학의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시구를 줄줄 외우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어렸을 적부터 호메로스의 작품을 비롯한 그리스 신화를 듣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터키의 차낙칼레에 있는 트로이의 유적을 발굴한 독일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Heinrich Schliemann)도 어려서 들었던 <일리아스>의 내용을 믿었기 때문에 트로이의 유적을 발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더 이상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의 시구를 읊조리는 사람을 만날 수 없다고 합니다. 죽은 언어라고 치부하는 라틴어 학습은 엘리트주의라는 프랑스교육당국의 정책으로 축소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트로이 전쟁은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전쟁입니다. 호메로스에 의하여 <일리아스>가 쓰여진 것이 기원전 8세기 무렵이라고 하고, 400년 전에 일어난 전쟁 때 이야기라고 하는 것을 보면 트로이 전쟁은 12세기 무렵에 일어난 사건 같습니다. 슐리만에 의하여 트로이가 터키 땅에 있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고대 그리스 시기에는 지금의 터키 땅도 그리스의 지배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 도시 국가들 사이의 전쟁이었을 수도 있고, 터키가 있는 아나톨리아반도가 아닌 그리스 반도 어디에 있는 트로이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수도 있습니다.

 

<일리아스>는 10여 년간 지속된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서 51일 동안 일어난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호메로스가 전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트로이아의 왕세자 헥토르와 아카이아의 장군 아킬레우스입니다. 두 사람 모두 이 전쟁에서 죽을 것임을 알고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만 결국은 운명이 결정한 대로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게 됩니다. 테티스는 아킬레우스가 트로이아와의 전쟁에서 죽을 운명임을 알고는 여장을 시켜서 스키로스의 리오메데스 왕의 딸들 사이에 숨겼습니다. 하지만 아킬레우스 없이 트로이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신탁이 나오자 오디세우스를 보내서 아킬레우스를 설득하게 되었습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신이 정한 뜻을 운명이라고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는 ‘운명아 비켜라. 내가 간다’면서 정해진 운명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3. 트로이가 전쟁의 원인인 헬레네를 그리스에 내주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트로이 전쟁이 발발한 원인은 결국 제우스의 뜻이었다고 합니다. 너무 많아진 인간의 숫자를 줄이기 위하여 질서의 여신 테미스와 의논하여 큰 전쟁을 일으켜 많은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넣기로 한 것입니다. 그 전쟁의 실마리조차 티탄족인 테티스와 인간인 펠레우스의 결혼식이었습니다. 이 결혼식에는 올림포스의 모든 신들이 초대되었지만 불화의 여신 에리스만 빠졌습니다. 화가 난 에리스여신은 결혼식장에 불쑥 나타나 ‘가장 아름다운 여신(καλλ?στ?)’에게 주라면서 ‘헤스페리데스의 황금 사과를 던지고 갔습니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황금사과의 주인을 자처했습니다. 제우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심판을 맡겼습니다. 세 여신은 황금사과를 차지하기 위하여 파리스에게 각각 제안을 합니다. 헤라는 세계를 지배할 힘을, 아테나는 어떠한 전쟁도 승리를 할 수 있는 힘을,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각각 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젊은 파리스는 부와 권력을 제쳐두고, 사랑을 선택하고 사과가 아프로디테의 것이라고 선언합니다.(파리스의 심판) 아프로디테는 약속한대로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왕비 헬레네와 인연을 맺도록 합니다.

 

어느 날 찾아온 파리스에게 아내를 빼앗긴 메넬라오스는 형, 뮤케나이의 왕 아가멤논에게 헬레네를 찾는데 도와 달라 청하였습니다. 아가멤논은 연합군을 결성하여 트로이로 향하였습니다. 트로이의 입장에서는 헬레네를 돌려주면 그리스 연합군과의 전쟁을 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레네를 돌려주지 않은 것은 이미 저질러진 일에 대한 책임과 명예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런 설명은 호메로스의 기록에 근거한 것입니다. 호메로스는 그리스 사람이었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헤로도토스가 인용한 페르시아의 기록을 보면 당시 지중해 연안국가들 사이에서는 납치혼이 흔히 일어났던가 봅니다. 포이니케 사람들이 헬라스의 아르고스에서 납치한 것을 시작으로 헬라스쪽에서는 포이키네 영토인 튀로스에서 공주 에우로페를 납치했고, 그리스 사람들이 메데이아 공주를 납치하는 일이 이어졌던 것입니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파리스가 헬레나를 납치하여 아내를 삼았던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트로이가 스파르타의 헬레네 반환요청을 거부한 것은 당시 납치사건에 대한 사과나 배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심지어는 전쟁 당시 트로이에는 헬레나가 없었다고 헤로도토스의 주장입니다. 파리스가 헬레네를 납치하여 귀국하는 길에 이집트 땅에 들렀는데, 그곳 왕에게 헬레네를 비롯하여 보물을 빼앗기고 쫓겨났다는 것입니다. 메넬레오스가 트로이에 사람을 보내 헬레네의 반환을 요청했지만, 없는 헬레네를 내줄 도리가 없다는 트로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전쟁이 끝나고보니 정말 헬레네가 없어서 이집트로 가서 헬레네를 찾아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4. <일리아스>에서 그리스 동맹군의 아킬레우스와 트로이 동맹군의 영웅 헥토르의 차이점과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나라의 영웅이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공통점으로는 자신이 죽을 운명임을 알고서도 마지막 전투를 피하려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두 영웅은 성품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아킬레우스는 아카이아 진영에 전염병이 번져 어려운 지경에서 총사령관 아가멤논과 갈등을 빚습니다. 아킬레우스에게 전리품으로 배당되었던 브리세이스를 아가멤논이 가져가기로 한데 반발하여 전투에 참가를 거부합니다. 적전에서 태업을 감행한 셈입니다. 심지어는 어머니 테티스를 졸라 제우스에게 아카이아 군이 전투에서 지도록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트로이아와의 전투에 나섰던 같은 편 장수들이 연이어 죽어나가도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아가멤논이 화해의 전령을 보냈지만 화해를 거절하기도 합니다.

 

아킬레우스가 전투에 다시 참가하게 된 것은 절친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갑옷과 방패를 들고 참전했다가 헥토르에게 죽음을 당한 뒤입니다. 어머니 테티스가 헤파이토스에게 부탁하여 만든 갑옷과 방패를 든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와 맞대결을 펼칩니다. 결국 제우스는 헥토르의 파멸을 결정하고 아폴론으로 하여금 감싸지 못하게 하여 아킬레우스는 헥토르를 죽일 수 있었습니다. 아킬레우스는 죽은 헥토르를 전차에 매달아 끌고다니면서 모욕을 주었습니다. 영웅을 영웅답게 대접할 줄 몰랐던 것입니다. 결국 제우스의 명령에 따라 헥토르의 아버지 프리아모스 왕은 몸값을 내고 아들의 시체를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반면 헥토르는 참으로 훌륭한 성품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었습니다. 동생 파리스의 한심한 행동에 분노하고, 패배를 면치 못할 트로이아의 운명을 괴로워합니다. 아들 아스튀르낙스를 안고 찾아온 아내 안드로마케에게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면서 이별을 하고 아들을 품어주기도 합니다. 헥토르는 ’인간들 가운데 신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자’였습니다. 헥토르는 전쟁 내내 선두에서 아이오아의 장군들과 싸워 트로이아 군사들의 사기를 높였습니다. 헥토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리아스에는 나오지 않습니다만, 트로이전쟁이 끝난 뒤에 아킬레우스는 프리아모스의 딸 폴릭세나에게 반하여 아폴론 신전에서 혼담에 나섰습니다. 이때 트로이전쟁의 원인을 제공했던 파리스가 쏜 독화살이 아킬레스의 발꿈치를 맞추어 죽게 됩니다.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는 아킬레우스를 낳자 불사의 몸을 만들기 위하여 스틱스 강에 아킬레우스를 담갔는데, 테티스가 붙든 발꿈치에는 강물이 닿지 않아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것입니다. 발꿈치에서 장딴지로 올라가는 단단한 인대가 바로 아킬레스건입니다.

 

한편 파리스는 헤라클레스의 독화살에 맞아 죽었습니다.

[아래는 프랑스 바칼로레아 시험항목입니다. 내용이 좋아서 같이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A. <일리아스>의 영웅들은 무엇보다 명예를 중시한다.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에게 화를 내고 전투에 나서지 않은 것은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겼기 때문이 아니다. 그로 인해 개인의 명예가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개인의 명예가 중요한가, 동맹군의 약속이 중요한가?

 

B. <일리아스>속 영웅들은 신의 뜻(운명)에 좌우되어 승자가 되기도 하고 패자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삶은 결국 운명에 따라 미리 결정되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일까?

 

C. <일리아스> 속 신들은 ‘절대적 신’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인간적인 면모를 그래도 드러내는 신들이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신은 어떤가? 절대적 신과 인간적인 신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신다울까?

 

D. 트로이 전쟁은 헬레나라는 미인 때문에 벌어진 전쟁이다. 인류역사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원인은 언제나 그렇게 사소한 일일까? 전쟁이 벌어지는 원인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토론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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