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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훔치는 사람들

[도서] 뇌를 훔치는 사람들

데이비드 루이스 저/홍지수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전에 구글지도의 스트리트뷰 서비스가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하여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도처에 깔려 있는 방범용 CCTV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제 모습이 누군가에게 노출되고 혹은 감시될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뇌를 훔치는 사람들>은 차원이 다른 보다 심각할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바로 뉴로 마케팅이라고 하는 생소한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이 개인의 무의식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은 신경세포(neuron)와 마케팅을 결합한 단어로, 무의식적 반응과 같은 두뇌자극 활동을 분석한 결과를 마케팅에 접목시킨 새로운 분야입니다. 벌써 뉴로마케팅의 고전이 되었습니다만, 펩시콜라의 블리인드 테스트가 뉴로마케팅이 태동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쓴 데이비드 루이스는 서섹스대학에서 30년간 이 분야를 연구해왔다고 하는데, 주로 실험에 자원한 연구 대상자들의 두피에 전극을 부착하고 다양한 광고들을 보여주면서 피실험자들의 뇌가 보이는 전기적 반응을 관찰하고 분석해서 마케팅 기법으로 발전시키면서 ‘뉴로마케팅의 아버지’라고 불리기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뉴로마케팅의 광고기법에 대하여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소비자들의 분노를 이해한다면서 소비자들이 이런 광고의 영향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에 해답을 찾아보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러한 마케팅기법을 연구 발전시킨 당사자이면서 개발자나 기업의 속셈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나선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모두 12장으로 구성한 이 책에서 저자는 먼저 과학이 광고와 만나게 되는 시점부터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인류가 유통의 개념을 세울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광고라는 예술이 잠재의식이라고 하는 심리학의 영역과 인연을 맺게 된 첫 걸음은 1901년 시카고의 애거트 틀럽에서 열린 월터 딜 스콧박사의 초청강연이라고 합니다. 스콧박사의 강연에서 ‘광고라는 예술의 근간이 되는 심리학 법칙을 발견해서 광고를 해석하면 분명히 진전을 이루게 될 거이다. 광고예술에 과학을 접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24쪽)’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어서 저자는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부축이는 다양한 판매전략의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움베르토 에코가 <가짜에 대한 믿음>에 적은 디즈니랜드의 재미와 환상을 이용한 전략입니다. “디즈니랜드 안에 있는 집들은 사람들에게 환상에 가득 찬 과거가 마치 자신의 지난날인 것처럼 상상하게 만든다. (…) 이 장난감 집들은 집으로 위장한 초대형마켓이다. 방문객들은 일단 이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자기가 신나게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닥치는 대로 물건을 사게 된다.(27쪽)” 그런데 제 경우는 문화적 차이가 있었던 탓인지 아이들과 함께 찾아간 디즈니월드가 그렇게 환상적으로만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저자는 뉴로마케팅을 개발해온 과정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기법은 1980년대 말에 바이오피드백 연구를 하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바이오피드백이란 ‘자율적인 생리적 반응을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자율신경계의 반응을 장비를 이용해 조절하는 훈련(88쪽)’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연구였지만, 상업적으로 이용하는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20여년 이상 빛을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초창기에는 주로 뇌파검사를 활용하던 이 분야의 연구가 보다 활성화된 것은 기능성 MIR장비가 개발되면서였다고 할 것입니다. 이 기술은 소비자들의 구매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찾아서 이를 활용한 판매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결국은 소비자들의 무의식의 세계까지도 연구대상으로 하여 분석하게 되었는데, 광고효과를 측정해보면 잠재의식적 기억이 의식적 기억보다도 오래 유지되고, 기억용량이 월등히 높으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형성된다는 점에서 우월하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인터넷기술이 발전하게 되면서 뉴로마케팅 영역도 같이 발전하고 있어 이제는 모바일 기기가 사용자와 공감하기에 이르렀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소비자들이 현 상황을 잘 인식하고, 이런 기술과 관련된 덫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신경과학과 현대의 광고와 마케팅과 기업들이 제공하는 수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숨은 설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열 가지 조치를 안내로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괄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정도에 머물고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뉴로마케팅의 효율성에 무게를 두다보니 문제의 대비에는 배려가 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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