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출처] m.blog.yes24.com/document/7958538

올리버 색스가 생의 마지막에 서 있다. 

누구나 거쳐가는 길, 그 자체가 새삼스러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마지막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은 감동스럽다. 

몇 개월 허락된 시간 동안 지금까지의 인생을 정리하고, 그 몇 개월을 최대한 풍요롭고 깊이있게, 생산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말일 듯 싶다. 


아마도 그가 쓴 책 중 번역된 책들은 다 읽었을 것이다. 

그의 책을 기다리는 일은 설레는 일이었다. 

그런데, 앞으로 그런 기다림이 주어지지 않을 것 같아 안타깝다. 




“한달 전, 나는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팔팔하다고까지 느꼈다. 여든한살에 나는 여전히 날마다 1마일(1.6㎞)씩 수영을 한다. 하지만 내 운은 다했다. 몇주 전 암이 간으로 전이된 것을 알았다. 9년 전 안구 흑색종이라는 희귀암 진단을 받았다. 방사선 치료 등을 했지만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이 암이 전이될 확률은 무척 낮다. 내가 바로 그 불행한 2%에 속했다.”


평생 다른 이의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나이가 든 의사가 자신에게 남은 날이 얼마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떻게 할까?


‘의학계의 문인’으로 유명한 미국의 신경학 전문의 올리버 색스 박사가 말기 암 진단을 받고 죽음을 앞둔 심경을 담담하게 밝힌 글을 <뉴욕 타임스>(NYT)에 지난 19일(현지시각) 기고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최초 암 진단 이후 9년 동안의 시간에 감사한다는 색스 박사는 “이제 죽음과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간의 3분의 1을 이미 차지한 암세포의 확산을 조금 늦출 수는 있어도 멈출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나에게 남은 몇 개월을 어떻게 살지는 나한테 달렸다. 최대한 풍요롭고 깊이 있게 생산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색스 박사는 평소 좋아했던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1711~1776)을 떠올렸다. 65살에 죽을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흄은 1776년 4월의 어느 날, 하루 만에 짧은 자서전을 썼다. 제목은 ‘나의 인생’(My Own Life). 색스 박사의 기고문도 같은 제목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 이 순간보다 삶에서 더 초연해지기는 어렵다”는 흄의 말을 인용하며, 지난 며칠간 인생을 한발 떨어져 조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이 삶의 끝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반대로 나는 살아 있음을 강렬하게 느낀다. 그 시간에 우정을 깊게 하고, 사랑하는 이들과 작별하고, 더 많이 쓰고, 힘이 닿는다면 여행도 하고, 이해와 통찰력을 한 단계 높이게 되기를 희망한다.”


색스 박사는 “나와 내 일, 친구들에게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더 이상 뉴스를 보지 않을 것이며 정치와 지구 온난화 논쟁에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무관심이 아니라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중동 문제와 지구 온난화, 불평등의 심화를 걱정하지만 이제는 내 일이 아니라 후세들의 문제라고 한걸음 물러섰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눈초

    펌했습니다. ^^*

    2015.02.26 08:2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ena

      감사합니다. ^^*

      2015.02.26 14:35
  • 파워블로그 모모

    너무 안타까웠어여.

    2015.02.26 10:5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눈초

      그래도 의연한 모습이 보기에 참 좋은 것 같습니다.

      2015.02.26 20:05
  • 스타블로거 봄덕

    인생의 마지막이 온다면 정말 편안하게 마무리하고 보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2015.02.26 23:2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눈초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내겠다는 준비를 꾸준하게 하는 것만이 답이 될 수 있겠지요...

      2015.02.27 09:45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