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소설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았습니다. 원작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고, 긴 리뷰를 썼는데(http://blog.yes24.com/document/7598869), 그 덕분에 KBS 1TV ‘책을 보다’에 패널로 초대받기도 했습니다(http://blog.joins.com/yang412/13369126). 잘 알려진 것처럼 갑작스러운 사고로 목뼈가 부러지면서 전신마비에 빠진 윌 트레이너가 죽음은 면했지만, 누군가에 의탁해서 구차한 삶을 영위해야 하는 것에 좌절하여 안락사를 선택했고, 그 부모는 아들의 뜻을 어쩌지 못하고 받아들인 상태에서 루이자 클라크가 6개월을 시한으로 간병을 시작합니다. 루이자는 삶에 대한 기대를 접은 이후로 거의 집에만 틀어박혀 지낸 윌을 집밖으로 이끌어내는데 성공하고, 나아가서는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서 스카이다이빙과 번지점프, 그리고 승마와 수영까지도 시도하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는 가운데 사랑이 싹터가고 사랑의 힘으로 윌을 붙들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윌의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니 죽음을 실행에 옮겨야할 이유가 생긴 것입니다. 바로 루이자의 행복을 위하여....
소설은 두 사람의 마음 속에 일렁이는 감정을 세밀하게 적어 읽는 이로 하여금 빠져들게 했습니다만, 영화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적 제한이 있어 상황을 모두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배우가 그런 상황을 잘 표현해주어야 하는 것인데, 다소 아쉬움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작가가 직접 시나리오를 맡고 영국의 유명한 연극연출가 티아 샤록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샘 클라플린이 윌역을, 그리고 에밀리아 클라크가 루이자역을 맡았지만, 어딘지 손에 잡히지 않는 2%가 미진하다는 느낌이 남습니다. 루이자의 밝고 명랑한 모습은 잘 표현이 되었지만, 윌이 죽음을 결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겪는 마음의 갈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떠나보내겠다는 반전 등이 충분히 그려지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