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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산에 산다

[도서] 그래서 산에 산다

최성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나머지는 모두 욕심이다

박용범 독서작가(2022)

 

 

그래서 산에서 산다. 산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는 일종의 삶의 철학으로 간주하여야 한다. 죽을 때까지 내가 먹을 것 내 손으로 농사지어 먹으며 사는 것이 곧 수행이 되는 그런 나날을 살아야지. 벌레나 풀과 싸우지 않는 농사. 오히려 그들로부터 배우는 나날을 살아야지. 농사가 곧 공부로 이어지는 그런 나날을 살아야지. 때로 길손이 들르면 따뜻한 밥 지어 대접하고 가만히 들어야지. 길손을 통해 하시는 한울님 말씀을, 죽는 날까지 딱딱해지지 않도록 사람은 물론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에까지 늘 고개 숙이며 살아야지. 하늘 아래 자연의 일부분으로 들어서서 살아가야지. 조화롭게 자연에 스며들어 조용히 살아가야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그렇게 살아가야지.

 

 

P265

한때 한 달 가까이 단식을 해 본 적이 있다. 단식을 끝내고 복식을 할 때는 하루에 귤 한두 알씩을 오래오래 씹어 먹었다. 백 번이었을까. 이백 번이었을까. 죽이 될 때까지 씹었다. 그렇게 귤 한두 알만을 먹으며 일주일을 살았는데, 그것으로 충분했다. 머릿속은 더없이 맑고, 마음은 가벼웠고 한없이 평화로웠다. 하루 식량이 감자 두 알뿐이었다는 인도 수행자들의 삶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도 운동이라고는 가벼운 산책이 전부였다. 나머지 시간에는 가만히 앉아 명상을 했다.

임서기林棲期, 곧 자식들이 다 큰 뒤에 주어지는, 집을 떠나 숲에 살아도 된다는 허락이 주어지는 그 수행의 시기에는 누구나 한 번 시도를 해 봄직한 길이 아닐까 싶다. 감자 두 알로 수행자의 하루를 보낸다.

 

 

사는 곳에서 좋은 여행을 하려면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철새처럼 우리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사실을 잊을 때 우리의 삶은 썩는다. 우리도 언젠가는 육신을 버려야 한다. 떠나야 하는 것인데, 그 사실을 잊을 때 우리는 가진 것에 집착하게 된다. 소유로 애를 태우게 된다. 덕을 쌓기보다는 야박한 짓을 하기 쉽다. 사람보다 물질이나 돈을 더 귀하게 여기기 쉽다.

긴 여행, 예를 들어 100일간의 사막 걷기나 6개월간의 실크로드 횡단 여행 같은 장거리 여행을 떠나려는 자는 일정이 정해지면 몸에서 살을 빼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긴 거리 걷기에는 몸의 살도 짐과 같아서 적은 것이 좋다. 짐을 줄이는 작업에 몰입해야 한다. 내려놓음을 미덕으로 삼고 아름다운 삶을 꾸려나갈 것이다. 욕망으로 가득 찬 인생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삶을 이어가고자 한다.

 

 

산살이의 인연이 닿는다면 산에서 살게 된다. 풀과 나무와 벌레, 그리고 조화로운 자연의 일부분이 되어 간다. 아직 흘려보내지 못한 욕구를 바람에 툴툴 털어버리고자 한다.

신이란 무엇인가? 산천초목 그 자체가 신이다. 작은 새가 신이고, 배추와 무가 신이다. 나비가 신이다. 무심히 볼 때 자연의 모든 것이 신이다. 그밖에 다른 신은 없다. 지구에는 꽃이 피고, 나비가 춤추고, 작은 새들이 노래한다. 이 이상의 천국은 없다. 신이 에덴동산으로부터 인간을 추방했다기보다 인간이 자신의 지혜로 늘 신을 쫓아내고, 죽이고 있다고 해야 한다.

 

 

자연농법이란 사람의 지혜를 보태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뛰어들어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길이다. 어디까지나 자연이 주이고 사람은 그 시중을 드는데 머문다. 무지無智, 무위無爲의 길이다. 지혜를 버리지 않고는 갈 수 없는 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가 출발점이자 결론이고 수단이기도 하다. 땅을 갈지 않고,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는다. 김매기도 하지 않는다. 이 네 가지를 원칙으로 한다. 지구를 죽이는 악마의 손을 거두어 신을 돕는 엔젤이 되자. 다시 한번 지구를 신의 손에 돌려주다.

숨 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하기에 충분하다. 나머지는 모두 욕심이다. 욕심은 내려놓아야만 한다. 그 내려놓음에서 삶이 완성된다. 수행자의 삶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무엇을 이루고 가려고 하지는 말아라. 삶이란 그러한 것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 오늘을 받아들이고 욕심을 내려놓아라. 하늘 아래 욕심보다 더 무서운 본능은 없었다. 정신 차림으로 이어지는 순간들에게 삶의 안락함을 누리며 살아가도록 하자.

 

 

 

그래서 산에 산다(최성현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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