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경제 패권전쟁 중이다
박용범 독서작가(2022)
한 사이클 내에서 최고점과 최저점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예외적인 것이 아니고 일반적인 것이다.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정말 큰 호황과 불황은 살면서 한 번 겪을까 말까 하므로, 몇 세대에 걸친 역사를 공부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황과 불황 사이의 간격이 길기 때문에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는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과 많이 다를 것이다.
사람들이 인생에서 찾아온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이유는 아주 작은 조각밖에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다 큰 구도에서 패턴과 사이클, 기회를 만들어내는 상호 연결된 요소들, 사이클 내 현재 우리의 위치, 향후 발생할 사건 등은 보지 못하고 개미처럼 짧은 인생에서 눈앞의 빵 부수러기를 옮기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다.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통화와 신용을 풀면 경기가 부양되지만, 다시 거두어들일 때는 경기가 침체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통화, 신용, 경제 성장이 사이클을 보이며 오르내리는 것이다. 통화와 신용을 조절하는 중앙은행은 금리와 통화량을 변화시켜 시장과 경기를 조절한다. 단기부채 사이클의 상승과 하락 국면은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8년에 걸쳐 나타난다. 장기 부채 사이클은 일반적으로 50년에서 75년에 걸쳐 진행된다.
신용 사이클이 한계점에 다다르면, 중앙정부와 중앙은행은 경제를 계속 움직이게 하기 위해 많은 부채를 만들고, 재화, 서비스, 투자 자산의 구입에 사용할 화폐를 발행한다. 역사를 보면 그 어떤 정부도 개인을 재정적으로 보호해 준 적은 없다. 부채 버블이 터지면 자산을 사들이고 화폐를 찍어내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정부와 다른 경제 주체들을 위기에서 구제한다. 미국의 버블은 1929년에 터졌고 중앙은행은 1930년대에 계속해서 화폐를 발행해서 통화 가치를 하락시켰다.
모든 시장은 기본적으로 4개의 결정 요인에 의해 작동된다. 즉 성장률, 물가 상승률, 리스크 프리미엄, 그리고 할인율이다. 투자란 미래에 돌려받을 돈을 기대하고 현재에 지불하는 행위다. 미래에 받을 금액은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에 의해 결정되며, 투자자가 현금을 보유하지 않고 투자함으로써 감수하는 위험은 리스크 프리미엄이다. 그리고 미래에 받을 돈의 '현재 가치'는 할인율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의 위대한 힘은 세계를 주도하는 기축통화를 보유하는 데서 나온다. 기축통화는 세계 통화를 발행하여 해외에서 널리 채택되게 하고 자본을 가져갈 주체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미국에 막대한 구매력을 안겨준다. 미국은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을 위험에 처해있다.
현재 중앙은행 외환 보유고와 국부펀드 등 외국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달러 표시 채권 금액은 여러 기준에 따라 책정된 적정 기축통화 보유 규모에 비해 지정상적으로 많다.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달러 표시 채권과 통화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어 연준에서 상당 부분을 화폐화하지 않고서는 미국 채권을 향한 적절한 수요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동시에 미국 정부가 무시해도 될 정도의 매우 낮은 명목 수익률과 마이너스 실질 수익률을 지불하고 있으므로, 미국 달러 표시 채권을 보유할 만한 금전적 인센티브도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중국이 보유한 1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채권은 전체 채권 발행 잔액인 약 28조 달러(2021년 5월 기준)의 4퍼센트에 불과한 금액이므로 관리하기 힘든 위험이 아니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은 미국이 중국에 가한 조치가 그들에게도 가해질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보유한 달러 자산에 대한 조치는 해당 자산을 보유한 다른 국가들이 인식하는 달러 채권 자산의 보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고, 이는 해당 자산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다. 지금은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향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변화하는 세계 질서(레이 달리오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