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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라는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소소한 일상을 위트 있는 그림으로 그리는 작가블로거 오영욱 님(닉네임 오기사, http://blog.yes24.com/nifilwag)을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습니다.

 

*

 

Q. 요새 근황은 어떠하시나요?

 

한국으로 돌아와 생활한 지 반 년이 넘었습니다. 건축 사무소를 차려서 불성실하게 영업도 하고 있고 그림을 그리는 일과, 잡지에 연재하는 일 등도 병행하고 있고 대학교 건축과 수업에 출강하고도 있습니다. 갓 책이 나와서 이렇게 인터뷰들도 하고 있지요.

 


Q. ‘오기사’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으셨나요?

 

대학교 졸업 후 첫 직장이 건설회사였고 시공을 담당하는 건축기사로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저를 오기사라고 지칭했는데 그걸 그대로 영문 표기한 ogisa라는 것이 보기에 맘에 들어서 계속 쓰기로 했습니다. 진급을 했으면 오대리가 되었을 텐데 그 전에 회사를 그만 둬서 만년 사원으로 남았지요.

 

Q. 이번에 나온 책을 보면 스페인에서 공부를 하신 것으로 나오는데, 그곳에서 어떤 공부를 하셨나요?

 

공부가 1차적인 목적은 아니었지만 체류를 위해서는 학생 신분이어야 했고 다른 나라에서 스페인 학생들, 그리고 여러 나라에서 모인 학생들의 작업을 구경해보고 싶었습니다. 학교는 몇 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집에서 걸어가기 좋은 구시가의 것으로 택했고 과정은 인테리어 디자인 마스터 과정이었지요.

 

Q. 바르셀로나로 두 번 떠나셨잖아요. 첫 번째 떠났을 때와 두 번째 떠났을 때는 어떻게 같고, 또 어떻게 다르나요?

 

처음은 역시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 달 뒤조차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던 상황이었고, 두 번째는 모든 일정(유학)이 정해진 후 잠시 서울에 머물렀다 떠났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소한 1년 앞을 내다볼 수가 있었던 게 가장 큰 차이점이었죠. 두근거렸다는 점에서는 둘 다 같았습니다.

 

Q. 바로셀로나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의 여행에서(『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 여행 당시)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지 채 24시간 내에 바르셀로나 체류를 결심했습니다. 물론 여행을 마저 마치고 돌아오는 조건이었지만요.

 

딱히 이유가 있었다기보다는 그냥 마음에 끌리는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도착했던 날, 그곳에서 유학하고 있던 친구가 데리고 가줬던, 으슥한(일반 여행자들이라면 쉽게 찾지 못할) 동네에서 경험했던 바르셀로나의 숨어있는 속살들이 매력으로 다가왔던 이유가 가장 컸을 수도 있겠네요.

 

Q. 바로셀로나는 어떤 곳인가요?

 

로마 시대를 기원으로 하는 오랜 역사와 전성기의 모더니즘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스페인이지만 가장 스페인스럽지 않은 곳이기도 하고요. 유럽인들에게는 따뜻한 지중해의 햇살과 놀거리가 많은 여행의 목적지로 더 크게 인식되고 있는 것 같네요.

 

 

Q. 세 번째 책을 내셨습니다. 첫 책을 냈을 때의 느낌, 두 번째 책을 냈을 때의 느낌, 세 번째 책을 냈을 때의 느낌은 다른가요? 다르다면 어떻게 다르나요?

 

개인적으로 모든 일에 무덤덤한 편이라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다만, 처음 두 책이 나왔을 때는 이미 스페인으로 떠나 살고 있던 시절이었고, 이번 세 번째 책은 한국에 있을 때 나왔기에, 책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같이 했던 것이 많이 달랐습니다. 저 역시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라 디자인 과정에서의 과도한 간섭을 싫어하는데, 그래서 책의 원고를 넘긴 후 편집과 디자인의 분야는 편집자와 디자이너의 분야라 생각해서 아예 관여하고 싶지 않았고 또 그래왔는데, 이번에는 한국에 있다 보니 예전에 비해 한두 마디라도 더 하게 되었던 게 또한 달랐습니다.

 

Q. 책을 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손으로 만져지는 결과물이 나와서 제일 좋았습니다. 건축이 좋은 이유와도 비슷합니다.

 

Q. 이번에 나온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나요?(페이지까지 얘기해주세요.) 있다면 왜 마음에 드시나요?

 

67페이지의 바르셀로나 센트릭 카페에서 앉아 그렸던 그림과 찍었던 사진을 붙여놓은 작업이요. 혼자였기에, 혹은 혼자여도 좋았던 기억이 그곳의 분위기와 그날의 마음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어서요.


 


Q. 여행 풍경을 사진으로 찍는 것과, 그림으로 그리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둘 중에 무엇을 더 좋아하시나요?

 

사실 제가 펜을 들고 그리는 경우는 도시, 혹은 어느 건물, 또는 어느 공간의 경우입니다. 애초 스케치를 했던 목적 자체가 건축적인 이유로 대상을 관찰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인 공간을 그림으로 그리면 아무래도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야 하고, 일일이 그 공간을 이루는 선과 면들이 어떻게 구성되고 조합되는지를 손으로 익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게다가 그림을 그리면 그 시간 동안 머리는 그 상황과 관련되었거나 관련되지 않은 오만 가지 생각으로 휩싸이게 되는데, 결과물로서의 스케치에서 그 때의 제 심리상태가 담겨있는 것 같아서 좋아하지요.

 

둘 중에 무엇을 더 좋아한다기보다는 둘 다 좋습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달라지는 것뿐이지요.

 

Q. 살면서 가장 행복해하는 순간이 언제인가요?

 

배고플 때 맛있는 것을 먹을 때, 갈증 날 때 시원한 것을 마실 때입니다.

 


Q. 최초로 한국을 떠났던(혹은 떠나야만 했던,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학교 시절부터 한두 달짜리 여행을 다니고는 했습니다. 다만 긴 여행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있었고, 여행지의 문제라기보다는 '긴' 시간을 한 번 떠나보고 싶었습니다. 이유라기보다는 몸과 마음이 그러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전까지 겪어온 것들과 다른 것들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건축 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겠지만요.

 

Q. 2007년 6월에 다시 한국에 오셨습니다. 그땐 어떤 마음으로 귀국하셨나요?

 

‘4년 동안 잘 놀았구나…’ 하는 마음으로 귀국했습니다.

 

Q.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남에게 피해를 안 주면서 하고 싶은 것을 즐겁게 하는 사람이요.

 


Q. 여행을 준비하면서 읽었던 책, 그리고 가장 추천하고픈 책이 있나요?

 

준비 과정으로써의 책 읽기는 없었습니다. 일단 가서 부딪히자…쪽이었고, 가이드북은 론리 플래닛 시리즈를 이용했습니다.

 

책은 준비 과정보다는 막상 비행기 안이나 여행을 가서 더 읽게 됐는데, 무엇보다 유럽을 여행할 때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나 이탈리아를 다룬 책들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현각 스님의 『만행』이라는 책도 인상적이었고, 그전까지 잘 안 읽었던 하루키 소설들도 여행지에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 장소에 맞는 책이면 더 좋았는데, 가령 쿠바에서 읽었던 『체 게바라』 평전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Q. 어떤 사람을 좋아하시나요?

 

호들갑 떨지 않고, 감정의 진폭이 크지 않은 사람이 좋습니다.

 

Q. 요새 가장 관심사는 무엇인지요.

 

‘어떻게 하면 건축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거예요.

 

Q.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요. 왜 그것을 중요하게 여기는지요.

 

오늘을 후회 없이 사는 것. 후회를 하기 시작하면 현재에나 미래에 충실할 수 없기 때문에요.

 

 

Q. 오기사 님처럼 스케치를 자유자재로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개개인의 소질과 상관없이 꾸준히 1000장 정도의 그림을 그려본다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네이버와 YES24에서 블로그를 하시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블로깅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블로그가 있을 텐데 저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일기 쓰듯이 풀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타인에게 공개되는 이야기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선은 그어놓지요. 시간의 흔적을, 타인과의 소통까지 곁들여서, 차곡차곡 보관해놓을 수 있다는 점이 제게 있어서는 가장 큰 매력입니다.

 

Q. YES24 블로거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책을 참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Q. 만약 자신에게 돈이 있고, 그 돈으로 건물을 지으라고 할 때 어떤 건물을 짓고 싶으세요? 그리고 그 이유는요?

 

제 개인 사무실과 카페를 할 수 있는 작은 건물. 제가 클라이언트이자 디자이너가 되었을 때 제 능력의 한계를 체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층이 카페고 2층이 사무실인 공간을 항상 꿈꿔 오기도 했구요.

 

Q. 여행이 주는 가장 큰 기쁨은 무엇입니까?

 

집을 떠나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새로운 공기를 가진 곳에 착륙할 때까지의 초기 여정이 주는 두근거림이죠.

 

 

Q. 요즘 가장 큰 소망이 있다면?

 

건축 설계 일을 시작하겠다고 벌여놨는데, 시작하는 디자이너를 믿고 과감히 투자해주실 수 있는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거예요.

 

Q. 자주 카페나 식당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어디에 있는지, 어떤 곳인지….

 

일을 하기 위해서 카페를 갈 때는 보통 체인 카페를 이용합니다. 오래 앉아 있어도 주인에게 덜 미안해서요. 굳이 말하자면 집 앞 커피빈. 점심 먹으러 종종 가는 곳은 사무실 근처 신사동 가로수길 다이너라이크.

 

Q.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정말 좋게 봐주셔서 고맙다는 말밖엔 드릴 말씀이 없어요. 안 좋게 봐주신 분들께는 그래도 봐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

 

여행작가, 일러스트레이터, 건축가 등 다양한 면모를 갖춘 오영욱 작가님의 매력을 더 느껴보고 싶다면 오영욱 님의 작가블로그를 방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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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오기사 http://blog.yes24.com/nifilw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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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foufo02

    책을 읽고 너무 부러웠습니다. 스페인어를 공부하며 가고싶어하는 마음으로, 건축을 하진 않지만.. 그래도 디자이너로서..너무 부러웠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2008.05.23 18:55 댓글쓰기
  • kah1227

    이 작가님의 책 꼭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앞으로 좋은 활동 기대합니다.

    2008.07.25 09:43 댓글쓰기
  • 파도투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주는 소중한 글들....앞으로도 좋은 책 부탁드립니다.

    2008.08.09 11:00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