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봉이 불혹(不惑)이 되었다.
불혹..난 학창시절부터 흔들림이 없다는 불혹(不惑)이란 나이가 특별한 의미처럼 다가왔다.
유혹에도 흔들림이 없는 나이라… 진정한 어른처럼, 멋진 한 인간의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우리 봉은 불혹이란 나이 자체만으로도 마음에 바람이 분다고
마음의 바람이 자신을 흔든다고 했다.
평소의 나라며 ‘삶 속’ 혹은 ‘일 속’에 묻혀버릴 바람이라고
말했겠지만… 불혹 아닌가!
마음의 바람을 채워주고 싶었다.
세상의 새로운 바람으로 그 마음의 바람을 바꿔 주고 싶었다.
떠나볼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나의 머리 속에 들어오자
예전에 작성해 둔 <죽기 전에 해봐야 할 일> 목록이 떠오르고
목록을 들어다 보고 있으려니
대학1학년 때부터 16년간 경제활동을 단 한번도 쉰 적 없는 나에게,
그리고 불혹인 우리 랑에게
선물을 줄 때가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의무감으로, 그 의무감이, 당위성으로, 그 당위성이 결심으로 서서히
바뀌자 난 주체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