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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아빛 초상

[도서] 세피아빛 초상

이사벨 아옌데 저/조영실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평생 살면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한권 두권씩 읽고 있는 문학책 406번은 세피아빛 초상입니다. 저자이사벨 아옌데 (Isabel Allende) 1942년 페루 리마에서 태어나 외교관이었던 의붓아버지를 따라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성장해 열일곱 살 때 칠레 산티아고에 정착,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주인공 아우로라 델 바에의 특별한 출생의 비밀이 하나둘 밝혀지며 1880년 가을 어느 화요일 샌프란시코의 외할아버지 댁에서 태어나면서 소설은 시작됩니다.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이사벨 아옌데는 빛은 사진의 언어이고 세상의 영혼이고, 그림자 없는 빛이 없고 고통 없는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불의에 맞서 투쟁하고 주체적 삶을 살았던 여성들의 연대기 읽기 전부터 기대감이 큰 작품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만큼 자유로운 게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파울리나는 남편의 출입을 막고 자신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열여덟 어린나이에 남편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흘러 망가질 때로 망가진 자신의 몸이 부끄러웠고 놉 힐의 새 저택으로 이사한 것을 구실로 파울리나는 자기 방에서 제일 반대쪽 끝에다 남편의 방을 정해주고 자신의 방문을 걸어 잠궜으나 마음만은 아직도 여전히 유쾌하고 정열적이며 다소 낭비벽이 있는 호방한 남편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져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 순간까지 그들은 부럽게도 불한당 패거리 같은 공범 관계로 결합되어 있었습니다. 부부란 그런 것이군요.

 

 

좋은 사진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하나의 장소, 하나의 사건, 하나의 감정을 드러내지. 그래서 수십 장의 글보다 더 강력하단다. ---p.304

 

빛은 사진의 언어이고 세상의 영혼이다. 그림자 없는 빛이 없고 고통 없는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우로라가 사진에 열광하고 예사롭지 않게 달라지는 몸의 변화에 당황하는 동안 파울리나 할머니는 페니키아인 같은 머리로 새로운 사업들을 구상하며 마티아스를 잃은 상실감에서 벗어나려고 했고 그 기운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우로라가 사진에 몰두하게 된 것은 아름다움을 담기 보다는 악몽의 영상을 카페라 안에 가두면서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바람에서일까 남편 디에고의 외도를 알아차리는 일이 카메라에 찍히면서 사랑과 민음의 상실을 치유하여 온전한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가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남자들만 의사가 된다고 생각하는 시대 리밍은 역사상 최초의 여자 중의가 될 것입니다. 엘리사 솜스는 그렇게 어린나이의 손녀딸과 의학이론으로 머리를 채우는 걸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리밍은 중국인들보다 더 기회가 많은 백인들 세계에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두사람의 생각은 같았습니다. 이사벨 아옌데는 다른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으로 페미니즘적인 테마를 중심으로 세피아빛 초상을 썼습니다. 클라라와 그녀의 남편 에스테반 트루에바 모두 작가는 그들의 딸, 손녀에 이르기까지 칠레의 여성들과 여러 하층민 여성들을 통해 칠레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운명의 딸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세피아빛 초상 사이의 연작성은 처음부터 의도된 것이라고 합니다. 아우로라의 유년의 고통을 사진찍기라는 것으로 할아버지의 상실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소설속 등장하는 다양한 유형의 사랑과 결혼, 중국인과 칠레인, 칠레의 신흥 부르주아와 구지주 계층의 결혼과 칠레 아이를 입양하는 영국인 이민자, 도시 기업가 가문과 농촌 지주 가문의 다양한 결혼을 이야기하면서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이사벨 아옌데는 문학으로 불의에 맞서 투쟁하고 주체적 삶을 살았던 여성들의 연대기로 영혼의집, 운명의 딸과 삼부작을 완성해 냈습니다. 1999년 출간되었음을 생각하며 사회문제와 시대상을 감안하고 작품을 읽는다면 기나긴 역사를 이해하는데도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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