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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도서] 여자 없는 남자들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이종인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첫번째 단편 '패배를 거부하는 남자'를 읽으며 투우사가 된 듯한 짜릿한 기분이 느껴졌다. 다만 결국에는 죽게 될꺼라는 생각이 들어서 잠시 읽기를 멈추었다.  한때는 투우사로 잘 나갔던 마누엘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몸은 점점 더디어진다. 마누엘은 병원에 누워있어야 했다. 다른 이들도 밤에 투우사로 나간 사람들은 병원으로 가거나 저승으로 갔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불길했다. 마누엘도 어느정도 예감은 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꺼라는 것을 말이다. 투우사 혼자만의 싸움은 아니고 조수 투우사와 기마 투우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된다. 마누엘과 황소의 마지막 시간이 다가왔다. 옆구리를 뿔로 가격당하면서도 마누엘은 끝까지 창을 달라고 소리친다. 거대한 황소는 드디어 쓰러진다. 그는 멋지게 손을 올려서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기침이 시작되고 몸은 주체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마누엘 옆구리에서 피가 쏟아지고 사람들에 의해서 병원으로 실려간다. 무모하다 싶기도 했지만 자신이 여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에게 말이다.


가을에도 전쟁은 여전히 거기 있었지만 우리는 더이상 전장으로 가지 않았다. <56쪽> 더이상 전장으로 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은 병원으로 갔다. 그곳에서 다친곳을 치료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아픔을 다독이면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우습게도 그 병원에 기계들은 새것이였는데 환자들 치료 전과 후의 사진을 어디서 구해왔는지, 알 까닭이 없었다. 인간적이고 비인간적인 차이가 무엇일까? 예전에는 지금과 달리 인간적이였다고 말하지만 그때 역시 인간적인 부분보다 의외로 사람을 죽이지 않고도 그런 부류로 취급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은근히 많았다. 결과론적으로 따지자면 그런 경우로 인해 사람들은 상처받고 힘들어했다. 어떤부분에서는 현재는 자유롭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역시 알 까닭은 없다. 조금 나아진부분도 있을 것이고 최악으로 치닫아 가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꽤나 냉소적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미래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에 나아질 부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정확히 지근지근 밟아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땅으로 꺼진다면 누군가 상당히 원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때로는 추리적인 묘미를 얻을 수 있었다. 살인자들에서  "자기가 살해당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방 안에서 기다리기만 하다니, 그 사람 생각만 하면 견딜 수가 없어. 그건 너무 끔찍한일이야." <89쪽> 짧지만 여러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었다. 지금이나 예나 깜깜한 밤처럼 느껴졌다. 공기가 좋은 시절에는 밤하늘이 볓빛이 길을 가르쳐준다는 낭만적인 면모도 있었지만 그때도 기약없는 발전에 가속도가 붙는 바람에 밤에 별도 보이지 않고 뿌연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때가 살기 좋았구나 싶은 생각에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든다. 공기가 공짜라고 너무 쉽게 생각했나 보다.


나는 지금도 결혼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고, 결혼에 대하여 아주 굳건한 믿음을 갖고 있었으며, 그게 모든 걸 해결해줄 거라고 생각했다. (208쪽) 존은 결혼은 꼭 하셔야 한다며 그말만은 꼭 기억하라고 한다. 존의 질문에 중위님은 대꾸를 해주지만 그저 예의상만 하는 것 같다. 역시나 결혼에 대한 국건한 믿음과 그게 모든 걸 해결해줄 거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존은 잘 살 수 있을꺼라 생각된다. 모든 걸 해결해주지 못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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