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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

[도서]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

이재갑,강양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계기

'뉴노멀, 언택트, 비대면' 듣기만 해도 지겹다.

더 화가 나는 건 1년째 이런 상황이 지속하는 가운데 앞으로의 방향을 못 잡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해서였다.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온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정리와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잡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독서iNG

 중국 방역 당국은 계속해서 "가족 간 전파가 잘된다."는 사실만 언급한 채, '지역사회감염'에 관 해서는 '노코멘트'를 유지했다.

 이게 말인지 방귄지…. 가족이 모인 게 지역사회고 지역사회가 모이면 국간데, 가족끼리 감염되면 지역사회 감염은 당연한 거 아닌가.

 중국 지도자들은 이 사실을 노코멘트하면서 무엇을 얻고 싶었던 걸까. 정말 눈 가리고 아웅 하면 될 줄 알았던 거라면 생각보다 더 멍청해서 할 말이 없다.

 

 입국 금지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감염병이 창궐하는 가운데서도 문을 닫지 않았다는 점은 앞으로의 '국제협력'에서 큰 자산이 도리 것이다.

 저자의 말에 격하게 동의한다. 중국인 입국 금지로 해결될 일이었다면 일이 터지기 무섭게 국경을 봉쇄한 이탈리아의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한 중국과 긴밀한 교류를 맺고 있는 입장에서 언젠가는 반드시 끝날 이 바이러스 이후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미국 같은 경우는 중국에서 밀입국하기가 비교적 어렵지만, 우리나라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밀입국하기도 비교하기 무색할 정도로 쉽다. 차라리 공항에서 거르고 우리가 대처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역시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감염병 대응은 항상 '심각'하고 '과감'해 야한다. 그래야 바이러스가 허락한 짧은 시간을 포착해서 행동할 수 있다.

 심각과 과감의 기준을 잘 알 수 없어서 답답하다. 어떤 대응이 누구한테는 납득할 수 있지만 누구한테는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고 과감한 대응이다.

 지금 제주도만 보더라도 처음에는 코로나에 걸린 관광객들이 관광지를 왔다 가며 관광객들만 걸렸지만, 그들이 남기고 간 바이러스로 인해 지역감염이 시작된 상태다.

 도민들의 안전, 물론 중요하지만, 관광객 입도 금지 정책을 시행한다면 첫째, 관광이 아닌 비즈니스를 가장한 관광을 막는 것에 대한 문제와 둘째,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역시 도민이라는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관광객 입도 금지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최대한 여행객들이 자제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크다.

 

"바이러스가 너무 영리해요."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고 공격하죠?"

 약자는 어디서나 약자인 걸까.

 노숙자들이 생각났다. 하루 벌어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그들을 감염방지 차원에서 시설에 넣은 뒤 외출을 하지 못하게 했다. 그럼 그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걸까.

 그렇다고 밖에 돌아다니다 혹여 감염이라도 된다면 집단생활이 불가피한 그곳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쉽사리 저 행동에 뭐라고 말하지 못하는 나도 참 이기적이다.

 

 오랫동안 동물에 의탁해온 바이러스도 이런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 숙주 없이 생존할 수 없는 바이러스에게 동물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간 또 그에 딸린 소, 돼지, 닭 등은 아주 매력적인 대상이죠. 개체수가 많고, 또 한곳에 모여 살기 때문에 일단 자리만 잡으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습니다.

 인간을 바이러스가 선택한 생존 전략으로 보는 관점이 신기했고 기후 변화가 다방면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 그 심각성이 더 와닿았다. 인간도 생존을 위한 전략을 짜야 할 텐데 우리의 전략은 백신, 그러니까 그 바이러스를 예방하거나 거리 두기를 통한 바이러스 개체 수 줄이기가 최선일까. (물론 그 두 개마저도 잘 안 되는 실정이긴 하지만)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면 그 속에 얼어있던 역대 본 적 없는 여러 바이러스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본 적이 있다. 기후 변화를 늦출 방법을 빠르게 다 같이 고민해야 한다.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위기 상황이라면 '리더의 모자'를 선뜻 받아쓰지 말고, 심지어 하급자라고 하더라도 위기 대응이 가능한 사람에게 전권을 주는 일이 필요했을텐데요

 보건복지를 배울 생각이 없는 연금 전문가를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 앉힌 무능한 대통령 + 능력도 안 되면서 그 자리를 덥석 받은 장관 + 그런데도 잘난 척하고 싶은 자존심과 똥고집 = 대환장파티

 한심하다. 왜 그렇게 우리나라만 유독 메르스에 취약했는지 궁금했는데, 그 답을 여기서 만났네.

 

 하지만 한국의 국무총리나 장관은 정은경 본부장을 대할 때 전문가라기보다는 하급 관료로 대할겁니다.

 관료주의로 그렇게 피를 봐놓고는 아직도 개선할 생각이 없는 이 상황이 어쩌면 좋을까. 능력만큼, 딱 능력만큼만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언제까지 감투 속에 숨어서 본인들의 무능력을 숨길 것인지... 그 꼴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고 한심하다.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반면교사로 삼고 싶다.

 

 감염병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지금 환자가 터져나오고 있는 곳만 봐도 물류센터, 콜센터, 노인 복지시설 등 1인당 차지하는 공간이 작은 곳이나 저소득층이 있는 곳이다. (중략) 저는 코로나 19가 우리 사회에 해결해야하는 난제를 던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렴풋이 생각은 했던 내용인데, 소득이 높을수록 발병 비율이 낮다는 사실이 수치화돼서 보이니까 충격적이다. 어쩌면 좋을까…. 진짜 난제다.

 

 20대는 삶이 팍팍하고 힘든 데다, 특별한 네트워크가 없어서 기댈 곳도 없잖아요. 그런 20대가 긴밀한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위로를 제공하는 신천지 교회에 끌리는 것이지요. 신천지 교회의 공격적인 포교활동의 성공도 결국 한국 사회의 그늘을 반영한 결과에요.

 진짜 별로다. 포교 당해서 다른 사람을 먹잇감으로 쫓는 그들을 편들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신천지 시스템 자체가 너무 영악하고 추악하다.

 12월~2월이 신도모집 성수기라고 했다. 수능이 끝난 딱 힘든 시기의 공략 대상들이 많아서였다. 남의 아픔에 기생해야만 살 수 있는 인생이라면 그만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본다.

 

 만약 지금 요양병원이나 요양원같은 노인 요양시설에서 노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객관적으로 일상을 보여주기만 하더라도 많은 분이 자신의 노년을 놓고 다른 생각을 갖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어느정도 사정을 아는 저로서는 늙는게 무섭습니다.

 노인이 된 내 모습을 딱히 생각해본 적도 없고 고급 요양 시설의 시설만 들어봤지 일반적인 요양 시설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른다. 어떡해야 할까. 바이러스는 정말 우리 사회의 적나라한 민낯을 보여주는 것 같다.

 지금 청년 세대에 노인 공경은커녕 노인 혐오가 번지고 있다. 이런 요양원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 혐오가 한층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예전에 한 유튜버가 아프리카에서 생활하는 영상을 찍어 올린 것을 본 적이 있다. 그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아프리카에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유튜버는 영상에서 단 한 번도 아프리카가 좋다거나 여기 살아보라는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단지 영상만 보고 내가 한 생각이다.

 이렇게 영상만으로 사람들이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바뀌어야 한다.

 

 결국 그런 약한 고리를 어떻게 강하게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서 비대면 이른바 언택트 사회를 둘러싼 이야기가 공허해지지 않겠죠.

 언택트가 불가능한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는 왜 생각 못 했을까. 참 내가 사는 세상에 갇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산다.

 요양병원, 콜센터, 택배 물류 센터 모두 사회의 취약한 고리들이다. 바이러스가 언제든 끊어낼 수 있는.

 이번 일을 계기로 누구나 언택트 시대에 맞는 노동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온라인 수업으로 혼자서 학습해도 괜찮은 내용이 있을 테고, 오프라인 수업으로 여럿이 학교 교실이나 운동장에서 모여야 교육 효과가 극대화 되는 내용도 있겠죠.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 너무 좋다. 이렇게 하고 교사의 남는 시간이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간다면 우리나라의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주입식 교육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뉴노멀 시대에는 작으면서도 효과적인, 그러나 훨씬 더 감동을 주는 만남이 살아남게 되겠지요. 그런 만남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기대됩니다.

 모든 것이 넘치는 사회에 살아왔던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정말로 인생에 필요한 것만 남기는 일이 '바이러스'로 인해 시작될 줄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중소형 공연장과 동네서점이 방역 면에서 안전할 거란 관점에서 우리 사회 앞으로의 모습이 조금 보였다. "서로에게 조금 더 집중"이 키워드가 될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예전보다 사람 간의 의미 있는 소통도 많이 질 것 같다. 대형 강연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듣기만 했다면, 소규모 강연에서는 질문과 소통이 더 활발해 질 것이다.

 

 

감상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이라 불리는 노인, 노숙자, 일용직 노동자,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의 끝을 본 것 같아 마음이 참 씁쓸했다. 이 취약한 사회의 연결고리들이 끊어지지 않으려면 사회의 많은 부분이 개혁 수준으로 변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너무 정신이 없고 복잡해서 어디서 뭐부터 이루어져야 할지 혼란스럽다.

 대한민국에서 학벌 지상주의가 희미해지는 날이 올 것 같다. 학벌 지상주의와 대학 졸업장이 무조건 필요하다는 이 두 가지 인식 또한 우리 사회의 민낯이었는데 이것 또한 여기서 드러났다.

 학벌은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라기보다 윤택한 삶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부가적인 요소였는데 우리는 그동안 생활에 필수라고 착각하며 살아왔다. 바이러스는 생존에 필수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거르는 일종의 거름망 같기도 하다.

 '죽어도 공부하다 학교에서 죽어' 아파서 조퇴하겠다고 했던 내게 담임이라는 작자가 했던 소리다. 병결이 생활기록부에 남으면 기업에서 나약한 사람으로 안 좋게 볼 거라고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라고 했다.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이 '아프면 쉬자'는 문화가 도입되었고 잘 안착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일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인 게 변함이 없다. 이 부분에서도 내 사고가 좁은 게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어딘가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답답하고 창피했는데,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게 어딘가 싶다.

 앞으로의 사회에서 나는 뭘 하며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남기고 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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