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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도회

먼지투성이인 지붕 위로
달이 머리를 쳐들고 서네.

떡잎이 터진 거리의 포플라가 실바람에 불려
사람에게 놀란 도적이 손에 쥔 돈을 놓아 버리듯
하늘을 우러러 은 쪽을 던지며 떨고 있다.

풋솜에나 비길 얇은 구름이
달에게로 날아만 들어
바다 위에 섰는 듯 보는 눈이 어지럽다.

사람은 온 몸에 달빛을 입을 줄도 모르는가.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예사롭게 지껄이다.
아니다, 웃을 때는 그들의 입에 달빛이 있다. 달이야긴가보다.
아, 하다못해 오늘 밤만 등불을 보려무나.

거리 뒷간 유리창에도
달은 내려와 꿈꾸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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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시집

이상화(李相和) 저
알바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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