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바쁘게 살다 보니 우울하고 냉혹한 순간이 잦았다.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생기고, 어쩌면 아무 잘못 없었던 순간에도 남을 몫까지 대신 뒤집어 써야 하는 이상한 순간도 겪으면서 큰 고통을 받아야 했기도 했고, …. 아무튼 여러 가지의 잔혹한 순간 때문에 내 마음이 다치지 않았나 한번 생각하다가 문득 책장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바보가 바보들에게 전하는 말. 어렵고 슬픈 이에게 힘이 되어주는 가장 소중한 말 한마디. 바로 행복과 기쁨의 메시지를 뜻하는 게 아닌가 싶어 읽어봤다.
우리 자신도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는 그런 그릇이 될 수 있을까요? 오물조차 기꺼이 품어 안는 사람, 세상엔 옹기 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p44) 옹기 같은 사람이 도대체 무슨 말인가? 푸짐한 것을 담고 온갖 기쁨에 젖어 있으란 말인가? 아니다. 가진 것이 아무리 많더라도 쌓인 것만 있다면 그것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그리고 자기가 싫어하는 것이라도 멀리 하거나 무조건 멸시한다면 그것은 좋아하는 것만 잔뜩 담아놓은 것보다도 더 지저분한 마음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깨끗한 것만 탐하고 더러운 것을 품지 않으려는 마음은 옹기를 만들 자격이 없다는 것. 그러니 더러운 것도 품어낼 줄 알아야 진정한 옹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모든 것을 사랑하고 포용할 줄 아는 것이 더욱 깊은 생각을 한다는 것을 잊지 않기로 했다.
"사랑을 실천하십시오." (p94) 이 세상에서 큰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누구든지 다 할 수 있고, 어디서든지 웃으면서 행하는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참된 행복과 기쁨은 남들과의 경쟁에서 1등하는 게 아니라, 바로 덕과 은혜를 베푸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부족한 것이 있으면 채워주고, 남보다 풍족하게 있다면 그것을 함께 나누는 것이 바로 참된 사랑이다. 이렇듯 온 세상 모든 이에게 슬픔을 덜어주고 기쁨을 나누어 준다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의 빈 그릇은 영원을 향한 것입니다. (p110) 영원을 위한 빈그릇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 아닐까 싶다. 가득찬 그릇으로 뭔가를 하려면 답답하기만 하고 한숨만 나올 뿐이다. 빈그릇을 통해 하느님께서 주실 선물이 무엇일지 매일 생각해 보고, 그 선물을 통해 참된 사람이 되도록 실천한다면 영원한 빈 그릇으로 만족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잊지 않겠다.
악이 아닌 선을 고려해 주옵소서! (p133) 한번만 외쳐도 더 외치고 싶은 한마디! 진정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풀고 싶다면 선을 위한 삶이 필요하다. 나에게 해를 끼친 원수에게도 말이다. 자신을 괴롭힌 이에게 똑같은 악을 선사한다면 악에서 악으로 도는 더러운 악순환에 불과하다. 그렇게만 한다면 당신도 그 사람과 똑같은 인간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악이 아닌 선으로 사람을 맞는다면 그 사람도 당신에게 선을 베풀 것이다. 다른 이에게 선을 베푸는 자세를 갖추는 일! 비록 어렵겠지만, 한번만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겸손은 참으로 사랑 때문에 자기를 비우고 낮추는 것입니다. (p169) 겸손이 다른 사람에게 자기를 깎아 내리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겸손은 오히려 자신이 잘났건 못났건 상대방에게 자신을 낮추고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다. 자신을 상대방 앞에서 높이려고 억지를 쓰다간 오히려 상대방에게 핍박만 받을 뿐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낮추고 다른 이에게 사랑과 행복을 전한다면 그것이 더욱 현명한 겸손의 자세가 아닐까?
참된 순결은 이웃에 대한 사랑입니다. (p182) 이웃을 사랑하려면 참된 순결을 지녀야 한다. 이웃을 사랑하고 감싸주는 행복한 자세가 바로 참된 사랑을 실천하는 가장 우수한 길이기 때문이다. 층간 소음으로 이웃 간의 악감정이 쌓이는 지금이라면 꼭 나쁜 길을 택해서 동네를 긴장이 쌓인 전쟁터로 만들어야 할까? 아무튼 이웃 간의 온정을 쌓는 것은 서로 사랑하는 기본 자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웃을 사랑하며 온정을 나누는 것이 행복을 나누는 진리가 아닐까?
이렇듯 사랑을 실천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사람들은 "괜한 소리를 한다.", "무슨 개똥같은 소리 하냐?"며 맹비난을 할지 모르겠지만, 한번도 해 보지 않았으니 사랑을 실천하는 게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다. 비록 힘들지라도, 이 세상 모든 이에게 사랑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14년 6월 7일
권기열 (John 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