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일본에서 드라마 방영된 한자와 나오키의 드라마 1~4편 정도의 원작이 되는 소설입니다.(드라마로는 프롤로그형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일찌감치 탈고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IT 기업 합병을 다룬다는 소재 자체가 낡았다고 느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이전의 이야기이지요. 하지만 소설의 장점은 어디까지나 옛 시대의 느낌이 느껴지지 않는 문장이라는 것에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상으로 나타나는 드라마에 비해서는 낡은 스토리라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입니다.
이케이도 준 팬이라면 알겠지만 변두리 로켓 시리즈와 더불어 얼마 안되는 시리즈 소설입니다. 그래서 단행본 소설과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한자와 나오키는 시리즈가 진행되며 점점 더 스테레오타입의 캐릭터가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케이도의 다른 소설에는 이런 평면적인 캐릭터가 많이 없죠. 아쉬운 점입니다. 하지만 이야기로서의 재미는 점점 더 올라갑니다. 금융 미스테리라는 장르에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로 더 커진 스케일,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흐름은 이 소설을 읽는 시간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충분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