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극의 묘미는 독자가 완전범죄를 계획하는 범인의 편에 서게 된다는 점이다.
복수가 복수를 낳고 또 다른 복수를 가져오는 악순환, 무협지에 흔한 난제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을 응징하는데 성공하는 복수극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 이와 손톱 The Tooth and the Nail 1955
- 빌 S. 밸린저 Bill S. Ballinger (1912-1980)
20세기 미국 최고의 서스펜스 걸작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국내에서 <석조저택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1부. 마술사 '루'는 한 아가씨와 사랑에 빠지고 행복한 신혼 생활을 시작하지만 어느 날 아내는 의문의 추락사를 당하고 만다. 아내가 갖고 있던 위험한 물건 때문에 살해당했음을 직감한 루는 범인을 쫓기로 마음먹는다. 2부. 한 사나이가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 그에게 고용된 운전수가 사라진 것. 3부. 법정에서의 공방전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 복수극의 트릭은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 상복의 랑데부 Rendezvous in Black 1948
- 코넬 울리치 Cornell Woolrich (1903 – 1968)
세계 3대 미스터리로 잘 알려져 있는 <환상의 여인>의 저자 윌리엄 아이리시가 또 다른 필명 코넬 울리치로 발표한 서스펜스 누아르 걸작. 결혼을 약속한 조니와 도로시는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만나 데이트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도로시가 약속장소에서 시체로 발견되는데 여객기 승객이 무심코 창밖으로 내버린 술병에 머리를 맞아 사망한 것. 그 후 연속 살인 사건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연인을 어이없게 잃은 남자의 절절함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 어두운 슬픔이 무겁게 다가온다.
• 야수는 죽어야한다 The Beast Must Die 1938
- 니콜라스 블레이크 Nicholas Blake (1904-1972)
영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계관시인이자 영화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아버지 세실 데이루이스가 니콜라스 블레이크라는 필명으로 쓴 고품격 추리소설. 펠릭스 레인으로 알려진 유명한 추리 소설 작가 프랭크 케언스는 여덟 살 난 아들 마틴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운전자의 정체를 드디어 찾게 되자 복수를 위한 완전살인을 계획한다. 뺑소니범은 누구나 싫어할만한 인물로, 진짜로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마는데, 자신이 쓰던 일기로 인해 용의자가 된 케언스의 요청에 탐정 나이절 스트레인지웨이스가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