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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시간

[도서] 61시간

리 차일드 저/박슬라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작가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는 현재 26권까지 출간된 인기 액션스릴러다. 미국을 떠도는 전직 미군 헌병 잭 리처Jack Reacher의 모험을 그린 이 시리즈 소설이 1997년 첫 출간된 이후 꾸준히 일 년에 한권씩 발표되고 있는 걸 보면 매우 착실한 작가라 하겠다. 195센티미터의 키에 110킬로그램의 몸무게라는 우월한 신체에도 불구하고 마음만 먹으면 눈에 띄지 않는 인간이 될 수 있는 능력자, 잭 리처. 싸움을 하면 5분을 넘기지 않는다. 손가방 하나 없이 내키는 대로 여행하는 떠돌이 생활 중인데, 그가 가는 곳마다 사건사고가 따라다니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또는 가만 두고 볼 수가 없어 급기야는 얽혀들고야 만다. 영웅이 되고자 하는 건 아니다. 그저 사람들이 잘못된 일을 하는 게 싫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바로잡는다. 간단하다. 약하고 선한 사람들을 지키고 나쁜 놈을 응징하는 것. 물론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다. 사느냐 죽느냐는 50 대 50이다.

 

“누구든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야 합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가느냐죠.”

 

시리즈 14권 [61시간]은 제목처럼 사건의 대단원을 맞이하기 61시간 전부터 시작된다. 잭 리처는 노인들의 단체관광버스를 얻어 타고 사우스다코타 리치모어산을 향해 가는 중이다. 쌓이는 눈이 빙판이 되는 영하의 맹추위 속에 차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나고 버스에 탑승한 일행은 볼턴이라는 낯선 마을에 머물게 된다. 궂은 날씨만큼이나 불길한 분위기로 뒤덮인 마을에서 수상쩍은 기류를 감지한 잭 리처에게 경찰이 협조를 요청해온다. 마약 밀매업자들과 교도소 면회객들로 이방인이 섞여드는 이 마을에는 24시간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는 노부인이 있다. 마약 거래 현장을 목격한 증인으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것. 잭 리처는 품위와 지혜를 갖춘 노부인의 굳은 의지에 마음이 동해 경호를 돕는 한편으로 마약 창고로 의심되는 건물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 냉혹한 마약왕에게는 곳곳에 커넥션이 이어져 있고, 철저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킬러가 움직인다는 건 경찰 내부에도 배신자가 숨어있다는 뜻. 과연 수많은 난관 아래 노부인을 지키고 적을 물리칠 수 있을까. 버스 사고가 발생하고 잭 리처가 도착한 61시간 후, 마을에는 광풍이 몰아닥친다.

 

“내겐 규칙이 있다. 사람들이 나를 내버려두면, 나는 그들을 내버려둔다. 그러지 않는다면, 나도 그러지 않을 뿐.”

 

제한된 시간에도 불구하고 조금 느리게 진행되는 기분이 드는 건 일어나는 사건에 비해 구구절절 묘사와 대화가 많기 때문일까, 아니면 액션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과격하게 때리고 부수는 폭력적 장면이 빈번한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잭 리처가 이토록 수다스러웠나 싶을 정도로 이번 편에서는 말이 많다. 특히 버지니아의 헌병 특수부대 책임자와의 전화 통화는 지루해질 정도였다. 영화 <잭 리처: 네버 고 백Jack Reacher: Never Go Back>으로도 제작된 후속작을 위한 포석이라고는 하지만, 위기 상황임에도 대화를 이어가는 부분은 액션영화에 곧잘 등장하는 폭발 수초 전 키스를 나누는 장면과도 닮은 답답함을 안긴다. 특히 배신자 킬러가 누구인지 뻔한데도 교도소 사이렌이 울렸을 때 잭 리처가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게 의아하다. 엄동설한에 감각이 둔해졌거나 여자와 통화하느라 긴장이 풀렸다기에는 너무 우수한 사람 아니었나. 등등의 이유로 시리즈 중 수작이라 하지는 못하겠지만 어쨌든 재미가 없지는 않다. ‘잭 리처’라는 캐릭터가 주는 기본적인 즐거움이 있으니까. 그리고 이 작품은 저자 리 차일드가 추천하는 탑3 중의 한권이기도 하다. 아마도 ‘거친 싸움대장’ 잭 리처보다 ‘추리하는 탐정’ 잭 리처의 면모가 확실히 드러나는 작품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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