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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은총

[도서] 치명적인 은총

루이즈 페니 저/이동윤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캐나다의 작가 루이즈 페니의 ‘가마슈 경감 시리즈’도 벌써 17편에 이른다. [치명적인 은총]은 두 번째 작품이다. 시리즈 작품의 경우 첫 번째 편에서 작가의 역량이 드러나고, 두 번째 작품에서는 짜임새와 깊이가 더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리즈 역시 그렇다. 전작 <스틸 라이프>보다 복선도 적절하게 배치되어있고, 사건을 끌고 가는 전개도 매끄러워졌다. 무엇보다 지루함이 확연히 줄었다. 끊임없이 내리는 눈에 파묻힌 스리 파인스 마을을 배경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의 활기와 따스한 불빛, 얼어붙은 호수에서 벌어지는 컬링 경기, 눈보라 속의 무시무시한 화재, 생동감이 느껴지는 이미지가 연이어 등장하는 가운데, 두 가지 살인사건을 엮어가는 노선이 효과를 본데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더 분명해진 것이 돋보인다. 아르망 가마슈 경감의 매력 또한 더욱 진해졌다.

 

퀘백 지방의 소도시로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아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마을 스리 파인스. 풍경은 그림처럼 아름답고 이웃들은 가족처럼 지내는 환상적인 곳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곳 주민들은 한껏 들떠있다. 선물을 나누고 파티를 함께 즐기며 연례행사인 컬링 경기에 환호한다. 경기가 절정에 이른 바로 그 순간, 얼어붙은 호수 한가운데 한 여인이 쓰러졌다. 감전사. 수많은 관중 속에서 어떻게 들키지 않고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 가마슈 경감은 팀을 이끌고 마을로 향한다. 살해당한 여인은 옛 해들리 저택을 구입해 이사 온 가족의 안주인. 그러나 누구도 그녀의 죽음을 애석해하지 않는다. 심지어 남편과 딸조차도. 어떤 삶을 살았던 여자였을까, 수사를 하면 할수록 어두운 과거가 드러나고 그 속에 숨은 비밀은 비극으로 향한다. 그리고 각자 아픔을 안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작품에서의 짜증유발자 니콜 형사가 이번에는 가마슈 경감의 팀에 속해있지 않기에 마음 놓고 있었더니 중반에 턱하니 나타났다. 또다시 복장 터지게 만드는 인간이 등장한 것이다. 읽는 동안에는 부아가 끓었지만, 사실 그녀의 존재가 다음 편으로 향하는 중요한 복선이었으니 어찌 보면 신의 한수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곧은 성격 탓에 경찰 내부에 적을 만들어버린 가마슈 경감. 누구라도 그의 차분한 눈빛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마음 속 이야기를 풀어놓게 되지만, 니콜 형사에게는 별 소용이 없었다. 덕분에 상관을 아버지처럼 사랑하고 신뢰하며 따르는 장 기 보부아르에게 더욱 호감이 가지 않을 수 없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아쉬운 점이라면 안타까운 희생이 꼭 필요했을까 싶은 결말 부분과 동기나 범행수법에 비추었을 때 범인은 너무 명확히 드러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캐릭터의 매력과 빛나는 연출력 때문이다. ‘가마슈 경감 시리즈’는 현재 국내에 9편까지 번역 출간되었는데, 가마슈 경감이 퇴직하게 된 경위와 이후의 삶을 그린 다음 작품들도 계속 만나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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