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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죽이다

[도서] 기꺼이 죽이다

존 버든 저/이진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치밀하게 설계된 퍼즐을 하나하나 짜 맞추는 묘미를 자랑하는 ‘데이브 거니 시리즈’ 그 세 번째 이야기 [기꺼이 죽이다Let the Devil Sleep]. 저자 존 버든은 40대에 들어서 소설을 쓰기 시작해 데뷔작 <658, 우연히>에 이어 후속작 <악녀를 위한 밤>까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생각이 많은 만큼 고뇌에 찬 전직 형사 데이브 거니는 어려운 사건일수록 투지에 불타는 성격으로,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던져온 연쇄살인범과 맞선다. 10년 전 메르세데스를 탄 부자들만 골라 죽이고는 사회 정의를 위해 악의 근원을 처단한 ‘착한 양치기’라 스스로를 자처하던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은 채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당시의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면서 살인은 다시 시작되고 인터뷰의 자문을 떠맡게 된 데이브 거니 형사의 주위에 위험한 그림자가 드리운다.

 

데이브 거니는 지난 사건에서 입은 총상의 후유증에 시달리면서도 목가적인 마을에서 조용한 은퇴생활을 보내고 있었으나 옛 지인의 부탁으로 ‘착한 양치기 살인사건' 관련 다큐멘터리를 기획한 킴을 도와주기로 한다.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을 만나러 다니는 한편으로 10년 전 사건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들여다보던 데이브 거니는 뭔가 위화감을 느낀다. 그의 레이더에 포착된 건 범인의 사고방식과 스타일의 차이였다. 감정적인 살해 동기와는 달리 범행은 치밀하게 계획된 데다 후에 보내온 선언문 또한 극도로 냉정하게 문장을 다듬은 것으로 판단된다. 희생자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혹시 그들 중 한 사람만이 진짜 목표는 아니었을까. 결국 프로파일에 문제는 없었는지 의심하는 그에게 적의를 표하는 FBI와도 등을 지게 된 데이브 거니는 외로운 싸움을 준비한다. 다큐멘터리 “살인의 고아들”의 방송과 함께 목숨을 잃는 사람들. 범인이 보내온 선전포고. 더 이상의 희생은 막아야한다.

 

막바지에 다다라 데이브 거니가 취한 행동은 너무 무모하게 느껴지는데다 10년 전 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탓에 반미치광이처럼 변해버린 전직 경찰의 선택 또한 이해가 잘 안 된다는 점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가는 구도와 등장인물의 머리싸움이 기본 골자가 되는데도 시종 잃지 않는 긴장감은 탁월하다하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자극적이고 과장된 편집으로 범죄를 볼거리로 만드는 언론사의 행태, 방송의 인기에 편승해 자신을 과시하려는 지식인들, 아집에 차 진실을 외면하려 하는 공권력 등 사회문제를 녹여내는 한편으로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고찰을 빼놓지 않는다. 누군가가 어디선가 나를, 가족을, 보금자리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섬뜩함에도 불구하고 집념을 놓지 않는 고독한 형사 데이브 거니, 그런 그를 조용히 곁에서 지켜봐주는 현명한 아내의 모습에서 어떤 상황이든 희망의 빛은 비추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언제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할 여유는 없는 게 우리 삶이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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