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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도서] 통

크로프츠 저/오형태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한국에서 세계 10대 추리소설로 불리고 있는 고전 미스터리 소설 리스트에 당당히 올라가 있는 작품이 바로 [통Cask]이다. 저자 ‘프리먼 윌스 크로프츠’는 원래 철도기사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열차 시간표나 경로와 관련된 추리가 종종 등장한다. 이 작품 역시 알리바이의 중요한 포인트는 열차 노선에 있었다. 3부로 나뉘어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 주요 탐정은 세 사람이 등장한다. 런던의 번리 경감, 파리의 르빠르쥬 형사, 런던과 파리를 오가며 활약 중인 사립탐정 조르쥬 라튀슈. 이 작품은 경찰소설은 아니지만 수사과정에 있어서는 전형적인 방식의 리얼리티를 담고 있다. 의뭉스럽게 단서를 숨기며 잘난 척하는 안락의자 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모두가 직접 발로 뛰어다니고 있다. 누군가가 이미 다녀간 뒤일지라도 스스로 되밟아보는 것이다. 뚜렷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관점과 입장에 따라 사건이 달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점이 묘한 사건의 수수께끼를 푸는 결정적인 열쇠가 되었다.

 

런던의 한 부두에서 운송회사의 하역 작업 중 줄이 흔들리더니 포도주통 4개가 바닥에 떨어진다. 그 중에는 유난히 무거운 통 하나가 섞여 있었고, 부딪쳐 깨어진 틈 사이로 톱밥과 금화가 흘러나왔다. 수상하게 생각해 틈을 들여다 본 직원의 눈에 포착된 건 반지 낀 여자의 손. 그러나 경찰을 부르고 상부에 보고하러 자리를 비운 사이 통은 사라져버렸다. 통 속의 내용물은 정말 시체였을까? 추적에 나선 런던 경시청의 번리 경감이 다다른 집에는 훼릭스라는 화가가 살고 있었는데, 뚜껑을 열자 졸도해버린다. 통의 발송지인 파리로 떠난 번리 경감은 현지 경찰과 협력해 수사를 진행한다. 교살된 여자의 신원부터 찾는 것이 급선무로 이윽고 남편이라는 남자가 출두했다. 만찬회가 있던 날밤 갑자기 편지 한 장만을 남긴 채 사라진 아내 이네트. 그녀가 통 속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것이다. 외부에 용의자가 있다고 추정하기는 어려운 상황, 그렇다면 범인은 옛 애인 훼릭스일까, 아니면 남편 보와라크일까. 르빠르쥬 형사는 알리바이를 확인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변호사의 의뢰로 사립탐정 조르쥬 라튀슈가 다시 검증에 나선다.

 

통의 추적부터 시작해 피해자 신원 찾기, 주변인 탐문수사, 알리바이 확인, 퍼즐 맞추기 추리, 마지막 스릴 서스펜스까지 그야말로 맨 마지막장까지 꽉 짜인 플롯에 홀린 듯이 읽게 되는 정통 고전추리소설이다. 시체가 통 속에 들어있었기 때문에 사건 현장을 찾기 위해서는 통의 흐름을 추적하는 수밖에 없으나 런던과 파리를 오가는 경로는 그리 단순한 게 아니었다. 과연 어디에서 시체를 통에 넣을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살해현장은 어디일까, 열차로 배송된 통과 배로 보내진 통은 과연 하나의 통일까 아니면 다른 통일까. 범행의 입증을 위해서는 통의 수수께끼가 풀려야만 완벽한 퍼즐이 맞춰진다. 휴대폰과 인터넷이 없던 아날로그 세상의 차근차근 나아가는 성실함이 바로 고전추리의 묘미다. 굳이 과학수사대에 맡기지 않아도 눈썰미로 사태를 파악하고 수사와 추리를 통해 진상에 다가서는 탐정들. 사회에 만연한 범죄와 인간의 악의어린 행동에서 보호받기 위해서는 영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맡은 업무에 충실한 소시민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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