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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blog.yes24.com/document/16146348

『컬러의 시간』

신청 기간 : 4월 13일 까지
모집 인원 : 10명
발표 : 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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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에 의미를 입히고 벗겨온 감각과 상상력의 역사

 

우리는 창백한 ‘푸른’ 점 지구 위에 살면서, ‘검은’ 상복으로 조의를 표하고, ‘빨간’ 신호에 멈추며, ‘노란’ 금으로 부를 과시하고, ‘하얀’ 크림으로 피부를 깨끗이 하고, 옛 노래에서 ‘보랏빛’ 향수를 느끼며, 쇼핑할 때면 ‘녹색’인증 마크를 유심히 살핀다. 색에는 언제부터 이런 뜻이 있었을까?

『컬러의 시간』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컬러의 역사를 탐방하며 그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저자 제임스 폭스에 따르면 색의 의미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색채와 색조가 지닌 정서적·심리적 의의에서 나온다. 빨강은 활기차고, 밝은 파랑은 행복하다. 두 번째는 주관적 반응이 아닌 체계화된 사회적 관습에서 나온다. 격투 시합에서 흰 수건을 던진다는 건 항복하겠다는 표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세 번째 의미는 ‘연상’에서 생겨난다.

전 세계의 과학자, 철학자, 의전 담당자 등등 수많은 사람이 색을 특정 행성, 요일, 계절, 식물, 신체, 감정, 미덕과 연결하며 복잡한 연관성의 체계를 창조했다. 중국의 오행설에서 노랑은 흙·늦여름·위장을 상징했고, 고대 이집트에서 검정은 나일강 삼각주를 이루는 비옥한 토양의 색, 생명의 색으로서 숭배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전 세계의 거의 모든 환경주의 정치 집단이 자신들의 이름에 초록을 입히며, 초목·자연과의 연관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빛이 사라질 때 비로소 알게 되는 ‘진짜 색’을 찾아서

색이란 무엇일까? 장 자크 루소에 따르면, 매일 보는 것들이야말로 제대로 보기가 가장 어렵다. 어쩌면 우리는 색이 도처에 칠해져 있기에 오히려 무심하게 지나쳐왔는지도 모른다. 너무나 많은 시간 동안 그 알록달록함에 현혹되다 보니, 색을 이해하기 위해 잠깐 멈추는 일이 드물다. 이 책은 멈추어야 비로소 보이는 컬러의 진정한 의미를 이야기한다.

한밤중에 테이프로 창문을 봉하고 방의 불을 모두 끈 채 눈을 꼬옥 감아보라. 그로써 알 수 있는 사실은 절대적인 암흑이 결코 검은색이 아니라는 점이다. 망막이 어둠에 적응하면 얼룩덜룩한 회색의 여러 색조를 보게 될 것이다. 또한 조건이 잘 맞으면 호박색, 청록색, 주홍색의 바다가 밀려들어 폭발하는 별, 나선형, 체커판 모양으로 응집된다. ‘안내섬광’이라 불리는 현상 때문이다.

저자 제임스 폭스는 신경과학부터 언어학, 심리학과 고인류학까지 10여 개의 학문을 넘나들며 색과 인간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풀어낸다. 사람들이 어떻게 색을 지각하고, 상상하고, 활용해왔는지 시간을 들여 찬찬히 눈여겨보도록, 차분하면서도 흥미로운 필치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미술사학자의 설명과 함께 색으로 보는 세상, 책으로 읽는 예술

―색을 갈망했던 예술가들의 이야기 책장을 펼치면, 컬러가 인상적인 그림·사진 53점이 전시된 미술관이 열린다. 케임브리지대학교 미술사학과 학과장이기도 한 저자는 도슨트가 되어, 여러 차례 대중강연을 열고 칼럼을 기고하며 방송을 진행해온 경력을 바탕으로 친절하게 해설해준다. 각 작품이 탄생한 배경, 예술가가 걸어온 삶의 궤적, 더불어 색이 사용된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이브 클랭은 자신의 단색화 〈무제 블루 모노크롬, IKB 322〉를 ‘자유를 향해 열린 창’이라고 부르며 파란색에 몰두했다. 클랭뿐만이 아니다. 5대륙 17개국에서 색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파랑은 모든 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색임이 밝혀졌다. 왜 우리는 그토록 푸르름에 매료될까? “가장 포착하기 힘든 색”,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며, 우리가 다가갈수록 물러서는 색”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나 멘디에타가 만든 〈실루엣〉의 빨강부터, 윌리엄 터너가 그린 〈레굴루스〉의 노랑, 클로드 모네가 지은 〈국회의사당, 갈매기〉의 보라까지, ‘색’에 초점을 맞추어 여러 작가의 뛰어난 걸작들을 음미해보자. ‘참 멋있네’ 혹은 ‘잘 그렸다’라는 단순한 감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작품이 탄생한 그 시대의 편린이 떠오르며 예술가들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색에 반영된 편견을 이해하고 그 너머를 통찰하다

―‘흑역사’라는 말을 흑인 앞에서 사용해도 괜찮을까? 2019년 BBC 뉴스 인터뷰에서 콩고 난민 출신 방송인 조나단은 ‘흑역사’를 처음 듣고 차별하는 단어인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검다’, 그런 인종·피부색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쳐다보게 돼요.” 검정은 흔히 결핍·어둠·악·불결함과 연결되며, ‘흑색선전’이나 ‘블랙리스트’ 등등 그러한 부정적 은유는 이제 우리 삶에서 뗄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검은색이 태초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색의 문화사를 살피면 컬러풀한 의미의 변주곡을 들을 수 있다. 노랑은 금빛 태양의 색으로서 숭배되는 한편, 누르스름하게 바래지는 노화의 색으로 혐오를 받기도 했다. 보라는 프랑스 외제니 황후의 드레스를 물들인 사치와 권위의 색이면서, 19세기에는 퇴폐주의자(데카당)들의 일탈과 방황을 담아내기도 했다. 『컬러의 시간』은 색이 상징하는 바가 시대와 장소, 사람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달라짐을 보여주며, 우리 인식의 지평을 색색으로 넓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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