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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초상

[도서] 에코의 초상

김행숙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밤에 ㅡ 김행숙 시


    밤에  날카로운 것이  없다면  빛은 어디서 생길까 .
날카로운  것이 있어서  밤에  몸이 어두워지면  몇 개
의 못이  반짝거린다 . 나무 의자처럼  나는 못이 필요
했다 . 나는 밤에 내리는 눈처럼 앉아서 , 앉아서 기다
렸다 .

   나는 나를 , 나는 나를 , 나는 나를 , 또 덮었다 . 어둠
이 깊어 ...... 진다 .  보이지 않는 것을 많이 가진  것이
밤이다 .  밤에  네가 보이지 않는 것은 밤의 우물 ,  밤
의 끈적이는  캐러멜 , 밤의 진실 .   밤에 나는 네가 떠
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낮에  네가 보이지 않는 것은  낮의 스피커 , 낮의 트
럭 , 낮의 불가능성 , 낮의 진실 .  낮에 나는  네가 떠났
다고 결론 내렸다 .

   죽은  사람에게  입히는  옷은 호주머니가 없고 ,  계
절이 없고 , 낮과 밤이 없겠지 ......    그렇게 많은 것이
없다면  밤과  비슷할 것이다 .   밤에 우리는 서로 닮는
다 .  밤에  네가  보이지  않는 것은  내가 보이지 않는
것같이 , 밤하늘은 밤바다같이 ,

(본문 20 , 21 쪽 )

김행숙 시집 ㅡ에코의 초상 중 [ 밤에 ]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 455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 ㅡㅡㅡ
오래 아프셨던 할아버지께서 엊그제 돌아가셨다 .
엄마의 전화를 받고 , 냉큼 서울에 올라왔다 .
첫날이던 어제는 장례식장이 조용했는데 오늘은 맞은편

9호실에 상주가 들었고 휴게실에 , 이 시간에 열 살도 안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둘이 너댓살 쯤 되보이는 어린 여

자아이를 번갈아 엎어가며 재우려 하고 있다 .

하하하하 ! 웃음 소리가 넘치는 9호실인데 이 아이들 재워

줄 어른은 누구도 없는가 보다 .

책을 읽으며 밤을 지새려는데 어린 여자 아이들 눈빛이

자꾸 밟힌다 . 어쩌지 ... 어쩌나 , 엎어 줄까 , 물어야할까 ?

저들끼리 좋아 그런 듯도 보이고 , 안쓰럽기도 하고 ...

책 속에 묻던 눈길이 계속 9 호실의 누군가를 애타게 찾고

있다 .

 

 


2018 , 11 ,18 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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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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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키미스

    함께한 시간도 기억도 멈춰버리지만 좋은 추억은 늘 마음 한켠에 남아있는 것 같아요. 분명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예요. 힘내셔요!

    2018.12.01 02:0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그럴거라고 , 저도 생각해요 . 그래서 아쉬움이 없나봐요 . 다만 , 이모의 장례가 언젠가 아버지와 엄마의 화두가 되지 않을까 ... 걱정하고 있어요 . 하지만 두분은 늘 많은 대화를 하시니까 , 조금 안심이되기도 해요 . 힘 , 주셔서 고마워요 . 정말 .

      2018.12.04 19:57
  • 파워블로그 해맑음이

    그렇군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군요....
    장례식장에 늦은 밤에 옆 호실에 아이들만 있는 풍경에 마음이 더 무겁게
    느껴지실 것 같아요...

    2018.12.01 12:0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해맑음이

      계절도 계절이고 그 스산함이 더 깊을 것 같습니다.

      2018.12.01 12:07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이젠 , 나이가 좀 들어 그런지 , 아이들이 신경쓰이면서도 쟤들은 , 뭔갈 알겠구나 싶은 맘이 생겨요 . 저들끼리 위하는 거 말예요 ...

      2018.12.04 19:58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모든 날이 좋았다죠 ? 쓸쓸하고 찬란하신(神)... ㅎㅎㅎ 이렇게 지나고 나서야 , 조금 웃어요 . 괜찮겠죠 ? 저 ??

      2018.12.04 20:00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군요. 오늘 발인인가요?
    큰일 잘 지내시고 마음 크게 상하지 마시고.
    건강 관리 잘 하셔요

    2018.12.01 20:4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저는 , 저는 괜찮습니다 . 장손인 남동생 걱정이 좀 됐지만 , 그래도 그녀석은 이제 혼자는 아니고 ,,,가장 가까우셨던 자손인 자식들의 냉정은 ㅎㅎㅎㅡ 괜히 저와 엄마만 서운했어요 . 우린 노력했으니까요 . 주검의 얼굴에 손을 댄 유일한 모녀가 . 저와 엄마 였네요 . 잊지못할 거예요 . 이 장례식을요 ..

      2018.12.04 20:03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