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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밥 됩니까

[도서] 할매, 밥 됩니까

노중훈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원래 음식을 소재로 한 컨텐츠 자체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허름해 보여도 은은한 온기와 할머니들의 손맛이 담긴 오래된 노포 27곳에 대한 책이라고 해서 바로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ㅠㅠ 이 책... 지금 반 정도 읽었는데, 후루룩 볼 게 아니라 귀하게 읽고 싶어진다. 한 끼니당 1챕터씩 아껴 읽으려고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

기본 nn년 이상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끼니의 존엄을 수호하고 일상을 밝히며, 단골과 울고 웃으며 당신의 가족들을 먹여 살린 작은 식당들. 동네의 '터줏대감'까지는 아니더라도, 허름하고 눅눅해보일지언정 그 삶의 터전을 우직하게 지켜온 어머니들에 대한 이야기.

숨어 있는 전국의 맛집 뽀개기!류의 책이 아니기 때문에 할머니들이 꼭꼭 숨겨놓은 비장의 레시피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아니 정말로, 처음 시작하는 챕터가 약간의 진간장과 한 꼬집의 다시다를 넣은 헐렁한 맛국물의 <할머니의 맹물 국수>라니까...?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초라하고 멋진 요리들
(근데 두 형용사가 공존할 수 있나?)의 조미료는
어머니들의 걸쭉하고도 소녀같은 목소리가
(근데 두 형용사가 공존할 수 있나? 222) 실제로 들리는 듯한 대화다.

"싼 걸 먹는다고 저렴한 사람이 아니야. 사람마다 가치가 있어."
"배고프니까 맛있는 거야."
"애호박은 너무 익히면 안 돼. 설컹설컹 씹혀야 맛있지. 설컹설컹이란 말 알아?"

작가님은 이 책이 우리 이웃의 노동기로 읽히면 좋겠다고 한다.
처음 책 표지가 어르신들이 입는 몸빼바지st라고 생각했지만, 읽고 나니 식당과 메뉴와 얽힌 그녀들의 꽃같던 시절을 비유하는 것 같아 어루만지고 싶어진다. 치열했던 젊음. 그리고 고단한 우리를 어루만지는 인심과 손맛, 시시콜콜한 대화들까지. 그분들의 몇십년 인생이 응축되어 담긴 식당들.
귀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

+ 여담으로 작가님의 입담이 훌륭하여 ㅋㅋㅋ 어머님표 음식 맛에 대한 다채로운 비유나 유머러스한 대화방식이 감칠맛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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