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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삼거리>는 1963년에 김기덕 감독이 만든 영화이다.

당시 인기 배우였던 신영균, 신성일, 엄앵란 등이 출연했다.

 

줄거리는 여주인공인 능수(엄앵란)의 집안은 당쟁에 휘말려서 풍비박산이 되었고,

남의집 머슴살이를 하고 있는 이웃 총각과 사랑을 나누게 된다.

능수의 아름다움을 보고 흑심을 품은 고을 수령에 의해 옥에 갇혔는데

암행어사가 나타나서 도와준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 영화의 전개 과정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초등학교 무렵 고향의 가설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는데,

지금 떠오르는 것은 흑백영화였고 여주인공이 예뻤다는 정도이다.

 

춘향전과 유사한 듯한 내용이 그렇게 감명적이었던 것도 아니라서

지금까지 이 영화를 보았다는 것도잊고 있었다.

 

그런데 수십 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 영화가 떠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 천안의 지식경제교육원에서 우표문화지도교원 연수를 받는 중이고,

그 영화의 제목이 <천안삼거리>였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는 이유는

그녀가 옥에서 풀려나고 축하 잔치가 벌어졌을 때

행수 기생이 부른 선소리가 <천안삼거리>였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행수 기생이 암행어사에게 노래를 청하자

어사가 "천안 삼거리 흥"이라고 운을 떼고,

행수 기생과 다른 기생들이 그것을 곡에 맞춰서 따라하는 것으로 전개된다.

"능수나 버들은 흥"이라며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던 여주인공의 얼굴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무 것도 아닌 장면인데도,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새삼스레 떠오르는 것을 보며

인연의 끈질김이 생각났다.

 

지금 내가 만드는 작은 인연도

먼 훗날 누군가의 기억속에 잠겨 있다가 되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세상을 밝히는 영감이라면 나로서는 고마운 일이지만,

그의 가슴을 찌르는 비수라면 그 업보를 어찌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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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