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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읽는 시

학창시절의 나는

노천명 시인의 시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에 마음이 끌렸답니다.

남자인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이름 없는 남자가 되어 조용히 살고 싶었지요.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나는 산골 얘기를 하는 것

그런 것이 참사랑이 아닌가 싶었고요.

혹시 다른 사람이 이웃에 있다면 그녀를 뺏길 수도 있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뺏길 수도 있을 테니

그저 둘이서만 서로 사랑하면서 살고 싶었지요.

 

시의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 놓고

밤이면 실컷 볕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 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짓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이 시에 가을이 나오지 않지만

나는 가을이 느껴지더군요.

초가지붕에 박넝쿨이 익고,

놋양푼에 수수엿을 녹여 먹는 것은 가을에 어울릴 듯해서지요.

 

이 시는 1978년에 윤정하 씨가 노래로 불렀지요.

윤정하 씨는 당시에는 드문 학사가수로서

단아한 외모와 청순한 음색으로 인기가 있었고요.

그 노래도 좋더군요.

 

 

당시 내가 근무하던 학교는 이 노래의 배경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여우가 나올 만큼 깊은 산골이었고,

기차가 지나는 마을이기도 했지요.

 

나는 가을이면 수업 시간마다 이 노래를 들려준 뒤에 합창을 시켰는데

아이들은 즐겁게 부르더군요.

(국어 공부보다는 노래하는 것이 더 좋았을 테니 *^^*)

 

아름다운 가수 윤정하 씨의 노래를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3uXRRCYkwQ4

(노래는 17초 정도 있어야 나옵니다.

노랫말은 시와 약간 다르네요.)

 

그리고 노천명 시인의 시 전집이고요.

 

노천명 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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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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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슥밀라

    저도 노천명 시인 참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그 마음을 잊고 산지 넘 오랜된 것 같아요.

    2018.09.29 09:5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이제부터 그 마음을 찾으면 될 듯...
      가슴속의 본성이야 어디로 가겠습니까?
      지워도 지울 수 없는 순수하던 시절의 마음인 듯 *^^*

      2018.10.27 09:45
  • 파워블로그 신통한다이어리

    산골짜기에 사는 것은...생각보다 힘든 삶일 듯 해요. 이름 없이 사는 것도,,속세에 묻혀사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조금 힘겨워 보이네요...ㅎㅎ. 시 잘 읽고 갑니다~

    2018.09.29 19:2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사실 완전한 행복이라는 것은 없겠지요.
      저는 가끔 시골에 사는 것이 힘겹다고 엄살을 부리지만,
      시내에 산다면 또 다른 부담이 있을 것이고요.

      2018.10.27 09:45
  • 이민정

    좋은 시를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2018.10.25 16:0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추억을 만드는 가을의 인연이 찾아오기를...

      2018.10.27 09:46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