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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춘천 한샘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20191031일에 제게 보내준 글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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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침에 눈을 떠도 아직 깨어있지 않은 새벽이

세월의 깊이를 일깨워줍니다.

창을 열면 갑자기 밀려들어오는 한기,

산허리 휘감아 깔아놓은 새벽안개가 자욱합니다.

 

바람이 붑니다.

그냥 가을을 곱게 채색했던 은행잎이

봄날의 나비처럼 어지러이 흩날립니다.

왠지 왈칵 눈물이 쏟아질 듯 한 아침입니다.

 

가을을 타지 말아야 하는데…….

여린 가지에 위태롭게 매달려 한세월을 보내다

결국 낙엽이란 이름으로 이별해야 하는

가지와 잎의 슬픔을 봅니다.

새봄이 오면 잎이 새로 돋겠지만 오늘 떠나보낸 잎은 아닐 겁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란 말처럼

만남은 이별을 품고 있는 것이지만

이별 속에는 아름다움이나 행복함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삶을 이어갑니다.

물이 다 빠져 나가도 꿋꿋이 자라는 콩나물처럼

그 만남과 세월이 우리를 키워낸 것을 틀림이 없지만

원치 않는 이별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가수가 노래한 시월의 마지막 날

이제 꼴랑 달력이 두 장 남았고

또 한해가 서산으로 고개를 숙이려 합니다.

 

사람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란 표현처럼

보내고 비워내고 잊히는 아픔 속에서

우리도 시나브로 익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목연 생각 : 좀 이상한 말이지만,

고교생 시절 우리 이웃집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습니다.

이웃집의 60 가까이 된 아저씨가 다른 집의 50대 아주머니와

불륜 현장이 발각되어서 온 동리가 시끄러웠지요.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답니다.

30~40대라면 몰라도 그 연세에 그러시다니…….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느껴지더군요.

늙는다고 밥을 안 먹는 것도 아니고,

추위나 더위를 안 타는 것도 아니며,

살면서 생각하는 것은 거의 같다는 것을…….

 

차이가 있다면 생각인 듯합니다.

맛있는 것을 보면 먹고 싶고

예쁘거나 잘난 이성을 보면 좋게 느껴지는 것은

청소년이니 장년이나 다를 바 없는 듯합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 생각을 한다는 것이지요.

"이것을 내가 먹어도 되는가,

(그녀)를 내가 사랑해도 되는가?"

 

나이란 그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실수를 하지 않게 해주는

세월의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청소년의 불장난은 세월이 지나면서 사라지지만,

나이 든 이의 노욕(老慾)은 세월과 상관없이 자라는 것이 아닌가,

내게는 노욕이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11월을 맞았습니다.

 

, 10월의 마지막 날을 한 번 들어볼까요.

여러 버전이 있지만 아이유 양의 것으로  *^^*

https://youtu.be/T6iKZ8KvT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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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날이

    <물이 빠져 나가도 꿋꿋하게 잘라는 콩나물처럼> 이런 삶의 상태, 자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여, 멋스런 비유를 옮겨 놓았습니다. 아이유가 예쁘게 다가오네요.

    2019.11.01 19:1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고단함 속에서도 글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때는
      잠시라도 피로가 가시더군요.
      11월에도 힘차게 정진하시기를...

      2019.11.02 07:44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어제 차 안에서 이 노래 두 번 들었습니다. 때 되면 들려오는 노래 중의 하나여서 그런가보다 했답니다. 벌써 십일 월입니다. 행복한 달 되세요^^

    2019.11.01 21:3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파란자전거 님도...
      아직 올해가 두달이 남았지만 두자리수가 시작되는 달이니
      어떤 아쉬움과 쓸쓸함이 느껴지나 봅니다.
      몸과 마음 늘 건강하시기를...

      2019.11.02 07:46

PRIDE1